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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8월 14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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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비추미와 현대 하이페리온이 나란히 1승씩을 나눠 가진 채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2002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 챔피언결정전.
농구팬들의 관심은 온통 승부의 향방에 쏠렸지만 농구인들의 관심은 다르다.
2경기를 치르는 동안 농구인들이 눈길을 떼지 못하는 선수는 23세 동갑내기이자 나란히 프로 5년차인 김계령(1m90·삼성생명)과 강지숙(1m98·현대).
두 선수가 관심의 초점이 된 것은 2002부산아시아경기대회가 눈앞에 닥친 상황에서 지난 10여년간 골밑을 책임져온 정은순(삼성생명)의 공백을 메울 기대주들이기 때문.
2차전까지 두 선수는 주위의 이런 시선을 의식한 듯 공수 위치를 바꿔가며 한치 양보 없는 맞대결을 펼쳤다.
1차전은 김계령의 완승. 팀선배 정은순의 그늘에 가려 있던 김계령은 정통센터답게 골밑을 지키며 강지숙은 물론 용병과의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투지를 발휘, 19점 8리바운드로 팀 승리의 버팀목이 됐다. 반면 강지숙은 6점 6리바운드.
하지만 2차전에서는 강지숙이 깃발을 높이 치켜들었다. 국내 선수 중 최고높이를 자랑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끊임없는 부상에 시달리며 큰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강지숙은 2차전에서 정확한 중거리슛을 앞세워 14점을 챙겼고 국내에서 활약하는 선수 중 최고높이(2m5)인 스미스를 상대로 리바운드도 6개를 걷어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현대 박종천 감독도 이날 “외곽은 물론 내곽에서 제몫을 다해준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라며 강지숙의 플레이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번 대회직후 발표될 국가대표명단에 과연 누가 이름을 올릴까. 태극마크를 목표로 한 두 선수의 외로운 전쟁은 팀 우승과 함께 최후의 승자가 가려질 전망이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