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이렇게 봤다]이중국적-통상교섭 심층해부 돋보여

  • 입력 2002년 8월 7일 19시 23분


동아일보 제2기 수도권 독자위원회 4차 회의. 왼쪽부터 이지윤 유영미 최항서 김민숙 강지원 안상욱 하희선 독자위원
동아일보 제2기 수도권 독자위원회 4차 회의. 왼쪽부터 이지윤 유영미 최항서 김민숙 강지원 안상욱 하희선 독자위원
동아일보 ‘제2기 서울 및 수도권 독자위원회’ 제4차 회의가 7월26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20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모임에는 서울 및 수도권 지역 독자위원 7명이 참석했으며 본사에서는 문명호 오피니언팀장이 참석했다. 한편 동아일보 영남권 독자위원회 제2차 회의는 독자위원들의 바쁜 일정 때문에 e메일 회의로 대체됐다. 독자위원들은 7월의 지면을 꼼꼼히 분석하고, 새로운 기획 아이디어 등도 함께 제시해주었다.

▽유영미〓7월5일자 ‘위크엔드’ 14면에는 여성의 성기를 광고로 응용한 ‘광고 속의 에로티시즘’, 야한 유머가 실린 ‘다 아는 유머’ 등의 성인 대상 기사 옆에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 영문에세이 준비방법’이라는 중고교생 독자 대상의 기사가 실려 의아스러웠다. 7월5일자 ‘위크엔드’ 2면 ‘파리 밀라노 남성복 패션쇼’ 등 신문 전체에 기호와 볼드체를 사용할 때 원칙과 통일성이 없어 보였다. 7월9일자 여름상품 특집 1면 ‘미와 건강, 첨단과학이 빚는다’ 기사는 LG생활건강 공장과 태평양연구소를 방문해서 르포로 쓴 기사인데 여름상품 특집과는 별 관련이 없는 기사 같았다.

▽하희선〓7월10일자 A1면 ‘산모 10명 중 4명, 제왕절개 분만’은 한국의 제왕절개 분만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단순한 문제제기성 사실보도에 그쳤을 뿐 원인분석과 해결책 제시가 없어 아쉬웠다. ‘위크엔드’가 주말계획 짜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 특히 주말정보라고 하면 ‘휴식, 여행’ 등 놀고 즐기는 것에만 치중하는데 종교활동이나 봉사활동 등 시간을 보람 있게 보내는 방법에 관해서도 소개해 주었으면 한다.

▽최항서〓7월4일자 A1면 사진 ‘연평도 경비정 호위 속 조업 재개’는 기자가 직접 배를 타고 서해바다의 표정을 전달해준 사진이어서 무척 생생했다. 17일자 A8면 ‘이중국적 어떻게 봐야 하나’, 19일자 A8면 ‘장상 총리서리 지상청문회’, 24일자 A8면 ‘마늘 통상교섭 시스템이 없다’는 기획기사는 시의적절했다. 장단기 기획기사가 끊이지 않는 동아일보가 됐으면 좋겠다. 20일자 A1면 ‘평화의 댐 14년 만에 증축…9월 착공’ 기사는 꼭 증축밖에 해결책이 없는지, 남북간 협상에 의한 방법은 없는지 등 다각도의 접근이 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강지원〓7월18일자 A1면은 톱기사, 사이드톱 기사, 박스기사의 제목이 모두 두 줄이고 심지어 보조제목도 두 줄이었다. 양측이 팽팽히 맞서는 논란 기사일 경우가 아니라면 가급적 두 줄 제목을 남발하지 않았으면 한다. 또한 각 지면 상단의 ‘동아일보’ 표시는 신문의 정체성을 알리기 위해 좀더 크게 해주었으면 한다. ‘포스트 월드컵’ 대책으로 언론이 ‘간판보다 실력 위주’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자’ 등의 어젠다를 설정해 월드컵의 교훈을 쉽게 잊지 않게 해주었으면 한다. 오피니언면에도 인문사회학자 등 문과출신뿐만 아니라 이공계 출신 기술자들을 많이 등장시켜 독자들이 과학적 사고를 접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김민숙〓‘새로운 세계화-공동체 마을을 가다’ ‘한국철학의 고향을 찾아서’ 등의 기획기사는 단편적 정보의 홍수 속에서 깊이 있는 기사로 단연 돋보인다. ‘머니 앤드 비즈니스’ 면에 실리는 ‘내 몸값 두 배 올리기’ 시리즈는 제목부터가 상당히 거슬린다. 몸값을 돈 액수로 평가하고 돈을 최고로 치는 풍조를 언론이 유도하는 것 같다. 7월6일자 A15면 ‘러 남부지방 70년 만의 대홍수…한인동포 1만명 큰 피해’ 기사는 피해를 본 한인동포들이 도움을 요청하는 기사였는데 좀더 눈에 띄게 실어줬으면 좋았겠다. TV하이라이트면 ‘주말 영화’ 소개 기사 중에는 때때로 어법에 안 맞는 문장이 실리는데 작은 기사에도 정성이 필요하다.

▽안상욱〓6월28일자 A1면 ‘공적자금 156조원 투입…87조 회수-69조 회수불능’ 기사에 실린 그래픽은 너무 이해하기 어려웠다. 독자들이 좀더 이해하기 쉬운 그래픽을 연구해달라. 기획면에 굉장히 시의적절한 기획기사가 많이 실렸으나 문제가 터진 다음 따라가는 기사보다는 먼저 이슈를 제기하는 ‘이슈 메이킹’을 좀더 적극적으로 해주었으면 한다. ‘남시욱 칼럼’은 이전 동아일보의 유명 논객을 다시 볼 수 있는 칼럼이라 환영한다. 7월19일자 B1면 ‘포커스’에 실린 ‘車 팔 때는 헐값, 중고차 살 땐 바가지’ 기사는 한국과 일본의 국경을 넘나들면서 다국적으로 비교한 기사였는데, 일본사람의 멘트는 어떻게 취재했는지 소스를 밝혀주었으면 좋았겠다.

▽이지윤〓바둑과 외국어, 오늘의 운세, 만화, 한자 등이 실리는 면의 구성이 너무 산만해 지저분한 느낌이다. 바둑보다 만화를 톱으로 올리는 등 이용자들이 보기 쉽게끔 시각적 편집을 좀더 연구했으면 한다. 경제면이나 사회, 정치면 등에 기사와는 전혀 관련 없는 사진이 실리는데 혼돈스러운 경우도 많다. 7월22일자 C11면 ‘양선희 할머니의 도전! 게임왕’은 기사의 접근방법과 문장이 매우 소프트하고 참신했다. 젊은층의 감성을 자극하는 기사와 편집을 기대한다. 7월2일부터 독점 게재된 ‘히딩크 수기’는 동아일보가 어렵게 구한 것인데 너무 안쪽에 실려 안타까웠다.

▼영남권 2차회의▼

▽김순선〓6월 5일자 A21면 ‘양성자 가속기 암 치료에 새 빛’ 중 ‘한국 2011년 가속기 건설’이란 중간제목은 이미 포항공대에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방사광 가속기가 있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6월 16일자 17면 ‘김채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세계적 권위 인명록에 올라’는 ‘세계인명사전’에 등재되는 것이 과연 얼마만큼 객관적이고 신빙성 있는 권위를 지니는지 의문이다. ‘세계인명사전’의 종류와 권위, 우리나라 사람들의 등재 현황 등을 특집으로 소개하는 것도 필요하다.

▽정재모〓6월11일자 월드컵 한-미전을 보도한 A1면 기사의 제목은 ‘아쉽지만 잘 싸웠다’였다. 또한 같은 날 A2면 사설과 A31면 ‘한-미전 대구표정 기사’의 제목도 이와 똑같았다.같은 날짜의 여러 지면에 똑같은 제목을 세 번이나 채택한 것은 식상한 느낌이다. 월드컵 경기 중 종료 시간이 밤 11시반을 넘긴 스페인-아일랜드 경기 등 늦은 시간에 발생한 스포츠나 사회면의 굵직한 기사가 지방엔 보도되지 않는 것을 시정해 주었으면 한다.

▽김선미〓7월 24일자 수요일 A18면에 실린 ‘국순당 배상면 회장 20억 경북대 기증’ 기사에선 배 회장이 모교인 경북대에 3억원 상당을 출연해 ‘주류제조 기술인 양성원’을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아직 아무런 구체적 계획이 없는 단계에서 이런 보도가 나와 많은 사람들의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PDF보기’ 서비스를 가끔 이용하는데, 지방면엔 ‘수도권, 메트로’만 실려 있어 인터넷에서도 지방 독자들은 홀대받고 있다는 느낌이다. 또한 ‘위크엔드’의 주간라이프 캘린더에도 지방 독자들이 참여할 만한 프로그램이 없다.

▽석종근〓7·11개각에 대해 각 정당 및 대선 후보들이 견해를 표시한 데 대해 청와대 비서진에서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 특별한 반대 논평없이 그대로 보도한 것은 아쉬웠다. 공무원노조에서 지방기자실 폐쇄를 주장하는 운동을 펴고 있음에도 동아일보 등 언론이 제대로 보도하지 못하는 것 같다. 언론은 국민의 알권리 실현 및 권력의 견제라는 공익을 실현하고 있으므로 당연히 공공시설을 이용할 권리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참석자 명단▼

■서울·수도권■

△최항서(26) 연세대 대학원생(사회학)

△이지윤(29) 라이코스 코리아

재무팀 대리

△유영미(33) SK텔레콤 콘텐츠개발 담당과장

△안상욱(39) 크레포스 대표

△김민숙(54) 소설가

△강지원(53) 서울고검 검사·어린이 청소년포럼 대표

△하희선(42)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 코디네이터

■영남권■

△김선미(32) 경북대 홍보팀·대구 남구

△김순선(38) 경북 포항제철중 교사

△석종근(42) 경남 거창군선관위 지도계장

△정재모(50) 경남도청 공보관실

정리〓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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