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이사람]장기투자론자 신영증권 장득수부장

  • 입력 2002년 8월 6일 17시 51분


최근 주가가 급락하면서 투자자의 마음이 조급해졌다. 많은 투자자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시세판을 들여다보며 ‘언제 팔아야 손해를 덜 볼까’ 머리를 싸매고 고민한다.

“더 길게 내다보세요. 길게 볼수록 더 많은 기회를 갖게 됩니다.”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장득수 부장(사진)은 한국 증시의 투자전략가로는 보기 드문 장기투자론자다. 한국 증시에서 전문가, 특히 투자전략가들 가운데 장기투자 철학을 갖고 있는 이는 거의 없다.

한국 증시는 1995년 이후 상승률이건 하락률이건 매년 그 등락폭이 세계 5위 안에 들었다. 이런 롤러코스터 증시에서 웬만큼 ‘간 큰’ 투자전략가가 아니고서는 “장기투자 하세요”라는 권유를 하기 어려웠던 게 사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다르다. 돈이 조금씩 생길 때마다 꾸준히 투자할 것, 시황판 자꾸 쳐다보지 말 것, 좋은 기업을 찾아 투자했다면 애정을 갖고 오랫동안 지켜볼 것 등을 주문한다.

“한국 증시의 변동성이 큰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좋은 기업을 찾아 오랫동안 주식을 보유한다면 은행에 맡겨둔 것보다는 훨씬 좋은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한번에 큰 돈을 벌려고 사다팔다를 반복하면 오히려 피해를 입기 쉽습니다.”

물론 그도 한국 증시가 장기투자를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보지는 않는다. 낮은 배당, 불투명한 정부정책, 잇따른 기업 비리 등 증시 주변에 악재가 적지 않다.

그러나 이런 악재는 점차 해소되는 과정에 있으며 앞으로도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주식투자는 행복한 재테크여야 합니다. 몸과 마음을 상해가며 주식에 골몰한다고 주식으로 성공하는 게 아니라면 실력 있는 기업을 발굴해 그 기업을 믿고 오랫동안 투자하는 게 더 바람직합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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