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김대업씨 소송전]한나라 민주 팽팽한 대치

  • 입력 2002년 8월 2일 23시 48분


▽한나라당〓강재섭(姜在涉) 최고위원은 2일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이 작년 말부터 치밀한 각본에 따라 거당적(擧黨的) 공작조직을 구성했다. 68명의 최고위원 의원 등으로 구성된 이 공작팀은 이 후보의 아들 병역과 세풍 문제를 주 공격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최근 일련의 공세가 ‘조직적 공작정치’라는 얘기였다.

강 최고위원은 또 이 후보측의 병역비리은폐 의혹을 제기한 의정 부사관 출신 김대업씨에 대해 “김씨는 전과 6범의 사기전문가이며 97년 청와대 간부를 사칭해 병역면제를 미끼로 9500만원을 받았다가 구속됐다. 전과 6범의 입을 통한 조작극에는 배후가 있고, 이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일부 검찰 관계자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논평에서 “병역비리를 수사했던 특수 1부의 박영관 부장검사와 노명선 부부장검사는 교도소 수감 중이던 김씨를 수사에 참여시킨 장본인으로 김씨의 공무원 자격 사칭을 교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며 검찰수사진을 비난했다.

▽민주당〓한화갑(韓和甲) 대표 등 고위 당직자들이 직접 나서 전날 한나라당 의원들의 검찰 집단 방문을 ‘오만의 극치’ ‘폭거’라고 역공하는 등 총공세를 벌였다.

한나라당의 ‘공작정치’ 주장과 관련,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차라리 ‘공작’이길 바라는 한나라당의 절박한 심정을 얘기한 것 같은데 이 후보의 병역비리은폐 의혹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며 “이에 대해 책임질 사람은 이 후보와 부인 한인옥(韓仁玉)씨다”고 반박했다.

한나라당이 검찰을 찾아가 수사 담당자의 교체를 요구한 것 자체가 병역비리가 실제로 존재했음을 자인하는 증거라는 게 민주당측의 주장이다.

한나라당에 대한 공격에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까지 가세했다. 그는 이날 경기 하남 재선거 지원유세에서 “병역비리는 공권력을 무력화하고 나라 기강을 무너뜨리는 충격적 인 사건이다”고 말했다.

정균환(鄭均桓) 원내총무는 “검찰이 엄정 중립을 지키고 제대로 수사하지 않으면 위기에 직면할 것이다”며 검찰에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박성원기자swpark@donga.com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정연씨 병적기록표 공개

한나라당 박세환(朴世煥) 의원이 2일 공개한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 장남 정연(正淵)씨 병적기록표는 △사진이 없고 △철인(사진의 변조를 막기 위해 사진 위에 찍는 직인)과 지방병무청의 대조 확인란에 도장이 안 찍혔으며 △정연씨가 국군춘천병원에서 최종 면제판정을 받았는데도 병적기록표에는 입영부대인 102보충대의 판정 기록만 있을 뿐 춘천병원 직인이 찍혀 있지 않다는 것이 특징이다.

박 의원이 각 지방 병무청에서 샘플로 받은 것이라며 함께 공개한 병역면제자 316명의 병적기록표 사본 중에도 일부 사진이 없거나 지방청 대조 확인이 없는 것이 있었다. 박 의원은 이를 근거로 “기록표 양식은 지방청별로 차이가 많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정연씨 기록표에 춘천병원 직인이 없는 데 대해서도 “102 보충대 입대 후 춘천병원에서 면제판정을 받은 경우 ‘검사장소’에 ‘102보’라고 날인하는 게 관례였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은 “병무청장에게 확인한 결과 병무청은 박 의원의 요청에 따라 316장의 병적기록표 사본을 보내면서 사진과 이름 등을 지운 것을 보냈다고 했다. 본래부터 사진이 안 붙어 있는 병적기록표는 있을 수 없다”며 박 의원의 해명에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박 의원측은 “함께 공개한 다른 사람의 병적기록표 사진 부분에 한글로 ‘사진’ 또는 ‘3×4㎝’ 등이 표시돼 있으므로 무엇을 가리고 복사한 기록표를 받은 것이 아니다”고 재반박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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