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두산 '한여름 악몽' 탈출

  • 입력 2002년 8월 2일 00시 33분


더위 먹은 곰이 흐린 날씨 속에서 모처럼 힘을 냈다.

지난해 챔피언 두산 베어스가 간간이 빗방울까지 쏟아지는 가운데 진저리나는 연패 행진을 ‘9경기’에서 끝냈다.

1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 한화의 2002삼성증권배 프로야구 정규리그. 두산은 선발 콜의 호투 속에 오랜만에 활발한 공격력을 보인 덕분에 8-4로 역전승했다.

전날까지 9연패에 빠지며 팀 창단 후 최다인 11연패를 깨뜨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들었던 두산은 지난달 12일 기아전 이후 20일 만에 승리를 맛보며 보약과도 같은 한화전 9연승을 달렸다.

이날 두산은 최근 슬럼프 기미를 보인 간판스타 정수근을 아예 빼고 전상열을 기용한 용병술이 빛을 발했다. 전상열은 5타수 4안타 3타점의 화끈한 공격력으로 자신을 밀어준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부응했고 김동주도 5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이름값을 해냈다. 전상열이 친 4안타는 프로 데뷔 이후 처음. 콜은 6과3분의1이닝 동안 4안타 3실점으로 두산의 마운드를 잘 지켰다.

그동안 연패의 원인을 타선 집중력 부재로 진단했던 두산 김인식 감독은 14안타를 몰아치며 달라진 타격 응집력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광주에서 SK는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변신한 외국인 타자 페르난데스의 홈런 2방에 힘입어 선두 기아를 3-1로 눌렀다. 지난달 30일 롯데전에서 얼굴을 다친 이종범이 빠진 2경기에서 모두 패한 기아는 주전들의 잇단 부상으로 최근 7경기에서 3승4패에 그치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12승으로 다승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는 기아 에이스 키퍼는 3연승에서 멈췄다. SK 선발 김원형은 6이닝 1실점으로 기아의 타선을 틀어막아 3승째(1패)를 올렸다.

꼴찌 롯데는 LG와의 홈게임에서 김응국과 최기문이 잇따라 홈런을 날린 데 힘입어 2-0으로 완봉승을 거두고 사직구장 11연패의 긴 사슬을 끊었다. 롯데 선발 염종석은 6과3분의2이닝 동안 안타 3개만을 내주며 무실점으로 막아 시즌 6승째(8패)를 따냈고 8회 등판한 김제빈은 올 시즌 자신의 첫 세이브를 낚았다.

프로야구 사상 최초의 무료 입장경기로 치러진 대구 삼성-현대전은 1만2000 관중이 경기장을 가득 메우며 성황을 이뤘다. 이 경기에서 양 팀은 10회 연장 승부 끝에 5-5로 비겼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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