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칼럼]으아악! 샐러리캡이 줄어들었다고?

  • 입력 2002년 7월 18일 15시 04분


으아악! 샐러리캡이 줄어들었다고?

NBA 오프 시즌 자유 계약 시장 개막일에 맞춰 바로 어제, 2002-03 시즌의 샐러리 캡이 발표되었다.

일단 아래 표를 통해 지금까지 NBA 샐러리캡의 수치 변화 상황을 살펴보자. (퍼센트 계산한답시고, 계산기랑 간만에 친구 노릇했다. 힘들게 계산한 것이니 부디 열심히 봐주시기를. 그렇다고 달달 외울 필요까지는 없다.)

NBA 샐러리캡은 샐러리캡 제도가 처음으로 도입되었던 지난 84-85 시즌 이후 바로 지난 시즌까지 무려 1,080 % 나 상승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을 것만 같았던 NBA 샐러리캡이 다음 시즌인 02-03 시즌에 이르러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른 경우는 이번이 사상 처음임을 윗 표를 통해 확인해볼 수 있다.

NBA 샐러리캡은 NBA 사무국이 집계한 농구 관련 총 수익의 48.04 % 라는 수치로 결정된다. 즉, 리그의 수입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샐러리캡은 증가하는 것이다. 이는 당연한 얘기. 왜냐면, 리그의 수입이 늘어난다는 건 그만큼 선수에게 해당하는 몫이 늘어나야 한다라는 얘기이며, 그만큼 선수의 연봉 추이와 직결되는 샐러리캡 상한선에서도 상승이 있어야함은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일례를 살펴보자. 윗 표를 통해 지난 95-96 시즌의 샐러리캡 변화 상황을 살펴보면 그 해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플러스 상승률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곧 전년도 대비 리그 수입이 예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늘어났음을 의미한다. 왜 이러한 상황이 야기되었을까? 정답은 그리 어렵지 않다. 95년 봄, 마이클 조던이 야구 방망이를 집어던지고 농구 공을 다시 잡았기 때문이다.

샐러리캡 감소의 원인

현지 기사에 의하면, 리그 샐러리캡 감소의 원인이 새로운 TV 계약과 관련되어있다고 한다. NBA 리그 사무국은 01-02 시즌을 끝으로 제너럴 일렉트릭사(NBC), 아메리카 에어온라인사(TNT) 등과의 TV 계약이 만기됨에 따라 지난 1월 22일, ABC 와 ESPN 을 소유한 월트 디즈니사, TNT 를 소유한 아메리카 에어온라인사와 새로운 계약을 체결했던 바 있다.

새롭게 체결된 본 계약 기간은 6년이며 중계권료는 총 46억 달러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이전 계약에 비해 인상된 금액이긴 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계약이 그렇듯이 6년이라 하더라도 첫 해의 계약금과 마지막 해의 계약금은 차이가 나는 법.(일정 퍼센티지로 꾸준히 증가한다. NBA 선수 계약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NBA 사무국이 새로 체결된 중계권 계약에 의해 월트 디즈니사와 아메리카 에어온라인사로부터 받게될 첫 해(02-03시즌) 중계권료, 6억 7천5백만 달러가 바로 종전 계약 기간의 마지막이었던 지난 시즌(01-02), 제너럴 일렉트릭사와 아메리카 에어온라인사로부터 받았던 중계권료에 비해 훨씬 낮은 것이다. 01-02 시즌에 대한 TV 중계권료는 무려 8억 1천만 달러였다. 이로 인해 1억 달러가 조금 넘는 재정적 차이(손실이 아니다.)를 보게 된 것.

즉, 이렇게 새로운 TV 계약에 의한 리그 수입 변동은 리그 샐러리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고, 그 결과는 바로 사상 최초의 샐러리캡 감소였다.

하지만, NBA 팀들은 골때리게도 요 몇 년 사이 NBA 팬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로 떠오른 사치세(Luxury Tax)를 다행히 피해갈 수 있게 되었다. (이에 관한 얘기는 아래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시즌이 끝나고 집계되는 각 통계에 의해 농구 관련 총수입 대비 선수들의 연봉 및 복지 비용의 퍼센티지가 61.1 % 를 넘어갈 경우, 사치세 범위를 넘어선 총 연봉을 기록 중인 구단들은 리그에 사치세를 지불해야만 했다. 하지만, 지난 01-02 시즌의 퍼센티지는 60.2 % 에 불과했던 것.

그런데, 이 퍼센티지는 '최소 비용 최대 효과' 를 추구하는 구단주들이 매우 민감해하는 부분이다. 총 수입 안에서 선수에게 돌아가는 몫이 적어지면 적어질수록 기뻐하는 인물들이 바로 구단주들 아니겠는가! 지난 1998년, 리그가 파업 상태(Lockout)를 맞았던 결정적 계기는 선수들 연봉이 리그 총수입의 58% 까지 육박했었기 때문이다. 당시 규정상 선수 총 연봉이 리그 총수입의 53% 를 넘어설 경우, 구단주 측에서 CBA(Collective Bargaining Agreement)라는 구단주와 선수 노조 사이의 합의 조항을 파기할 수 있는 권리가 있었다. (반성하라! KG!)

사치세 라인이란 무엇인가!

일단 지난 01-02 시즌에서의 각 팀 총 연봉 상황을 살펴보자. 요 아래 링크를 클릭해서 창을 하나 띄워놓기를 바란다.

http://www.usatoday.com/sports/nba/stories/2001-02-salaries-was.htm#pay

지난 시즌의 샐러리캡은 4천 2백 5십만 달러였고, 사치세 라인은 대략 5천 4백 5십만 달러 수준이었다. 링크 페이지에 나와있는 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이 사치세 범위와 샐러리캡을 경계로 하여 무수히 많은 팀들이 그 비슷한 수준의 총 연봉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

('KBL 과 NBA 는 좀 다르네? KBL 같은 경우는 샐러리캡를 넘어설 수 없는데, NBA 에선 넘어서는 팀이 거의 대부분이네?' 혹시나 이런 궁금증을 갖고 있는 분이 있다면 가차없이 메일 한 통 때려주시기를 바란다. 준비된 답변이 있으나 지면 관계상 옮기지는 못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사치세란 간단히 말해서 보다 많은 돈을 벌고 싶어하는 선수와 구단주 사이에서 만들어진 알력의 산물이라 하겠다. 가장 큰 목적은 선수들 총 연봉이 리그 총 수입 내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규제하려는데 있다. 쉽게 말해 팀 전력 상승이라는 거창한 모토 아래 엄청난 돈지랄을 통해 선수 총 연봉을 높이는 팀들은 그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라는 것이다. (닉스와 블레이저스는 반성하라!)

사치세 라인을 결정하는 공식은 조금 까끌하다. 리그 총수입의 55% 가 조금 넘는 액수로 결정되는데, 이 공식은 너무나 까끌하고, 후추 농구 칼럼을 후추 통계학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으니 생략하겠다. 대충 현 시점에선 대충 샐러리캡보다 1천만 달러 정도 더 많은 개념이라고 이해하시기를 바란다. (정 궁금하면 메일 때리십쇼 ㅠ.ㅠ)

한 해가 끝난 후 회계 통계를 내서 지난 시즌이 만약 위에서 언급한 룰, '61.1% 룰' 에 걸리는 시즌이었다라고 결정이 나면 사치세 라인을 넘어선 팀들은 가차없이 사치세를 리그에 물어야 한다. 즉, 결산의 개념이라는 얘기. 그런데, 이 규정이 너무나 엄격해서 'dollar by dollar' 즉, 사치세 라인을 1달러 넘어섰다면 똑 같은 1달러를, 100만 달러 넘어섰다면 똑 같은 100달러를 고스란히 사치세로 내야한다. 어떤가? 구단주들이 무서워할만한 제도인 것 같지 않은가? USATODAY 에서 제공하는 팀 총 연봉 상황표에서 왜 5천 5백만 달러를 경계로 하여 무수한 팀들이 배치되어 있는가를 설명해줄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왜 많은 전문가들이 닉스와 블레이저스를 애석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가 역시 설명해줄 수 있는 부분이 되겠다.

샐러리캡의 감소와 자유 계약 시장의 경직!

실제로 구단주들은 이러한 사치세를 내기를 상당히 꺼려 한다. 닉스는 총체적 난국이고, 블레이저스에게는 '돈 지랄 Guy' 라는 닉을 만들어주고 싶은 폴 앨런이 있다라고는 하지만, 그 외 팀들의 구단주들은 수단 방법 가리지 말고 이 사치세를 피하라는 압력을 구단 운영진에게 가하고 있다. 특히 3연속 리그 챔프인 LA 레이커스의 구단 소유주, 제리 버스는 사치세 알레르기에 걸려있는 걸로 유명하다. 사실 생각해보면 얼마나 쓸데없는 낭비인가? 심지어 돈 펑펑 쓰기로 유명한 달라스 매버릭스의 구단 소유주, 마크 쿠반조차 이 사치세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인물인데… 할 말 다한 샘이다.

그런데, 바로 이 문제의 사치세, 01-02 시즌에 대한 사치세 지불이 전면적으로 취소된 것이다. '61.1 룰' 에 근거해서.. 몇몇 구단주들은 지금 파티를 벌이며 이 엄청난 기쁨을 만끽하고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현지 언론은 마이클 조던의 컴백에 따라 리그 수입이 의외의 호재를 맞으면서 이러한 현상을 가능하게 했다라고 분석한다.

그리고 또 하나, 다음 시즌이 끝난 후에도 이러한 행운이 다시 찾아오기를 기대하는 건 멍청한 짓이라고들 한다.

즉, 구단주들은 여전히 사치세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는 얘기이다. 쉽게 말해 사치세를 피하기 위해선 어떤 행동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며,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사치세를 물어가며 전력 보강을 하고자 하는 의지를 찾아보기는 어려울 것이란 얘기이다. 여기서 또 하나의 문제가 발생한다. 그게 뭔고 하면, 바로 18년만에 찾아온 샐러리캡의 감소가 그 것이다. 샐러리캡의 감소는 곧 사치세 라인이 낮아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샐러리캡이 약 2백 3십만 달러 감소함에 따라, 02-03 시즌에 대한 사치세 라인은 대략 전년에 비해 4백만 달러 가량 줄어든 5천만 달러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루머가 나돌고 있다. 이거 중요하다. 왜냐면, 구단주들 입장에선 너무나 충격적인 얘기이기 때문이다

현 시점, 그러니까 막 자유 계약 시장이 열린 시점, 자유 계약을 선언한 선수들의 연봉을 0으로 두고 02-03 시즌에 받게될 각 선수들의 연봉을 감안하는 등 가장 현 시점에서 현실적인 각 팀 총 연봉을 살펴보면 이미 5천만 달러를 넘어선 팀이 15개팀, 샐러리캡과 사치세 라인 근처에 머물고 있는 팀이 8개팀, 그리고 샐러리캡(40.271 m $) 이하를 마크하고 있는 팀이 6개팀이다. 여기서 계약을 체결한 루키들의 연봉은 일단 논외로 두었다.

Hey, 벌써 15개팀이 02-03 시즌 사치세 라인이 될 것으로 보이는 5천만 달러를 넘어서고 있다라는 건 분명 놀라운 소식이다. 게다가 NBA 29개팀 모두가 이제부터 02-03 시즌을 위한 로스터 정비, 즉 선수 보강에 들어가야하기 때문에 시즌 개막 시점의 각 팀 총 연봉이 지금 각 팀의 그 것보다 높아지리라는 건 당연한 얘기이다.

즉, 이 것이 무슨 얘기인고 하면 이제 각 구단들이 예년처럼 자유 계약 선수를 잡기 위해 미친듯이 달려들지는 못할 것이라는 얘기이다. 샐러리캡의 여분이 남아있는 일부 팀들을 제외하고는 전력 보강에 직결이 되는 거물급의 자유 계약 선수를 잡는다는 게 매우 힘든 일이 되버렸다.

달라스 매버릭스의 마크 쿠반의 말에 따르면, 많은 구단주들은 02-03 시즌 사치세 라인이 5천 4백만 달러에서 결정되기를 바라고 있었다고 한다. 이는 곧 구단주들의 다음 시즌에 대한 구상에 강력한 태클이 들어왔음을 보여주는 예라 하겠다.

미드 레벨 익셉션 혹은 래리 버드 익셉션(이 용어에 대해서도 궁금하시다면 바로 멜을 ㅠ.ㅠ)을 통해 이미 샐러리캡을 넘긴 각 팀들이 샐러리캡에 무관하게 선수를 보강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루트가 있다. 하지만, 이를 통해 사치세를 감수하면서 전력을 보강하느냐, 혹은 사치세를 피하기 위해 전력 보강의 수준을 낮추느냐라는 새로운 딜레마가 대두된 것이다.

우리는 작년, 짐 잭슨이라는 훌륭한 선수가 자유 계약 신분으로 시즌을 시작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예년이라면 상상할 수도 없던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사치세에 대한 걱정, 이미 샐러리캡을 소진했고 사치세 라인 근처까지 총 연봉이 도달해버린 팀들이 짐 잭슨을 신경쓸 여력조차 없었던 것. 이러한 현상은 사치세 라인의 축소로 인해 올해 한층 더 심화되어 나타날 것이다. 이는 곧 자유 계약 시장의 경직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보자. 현재 시애틀 슈퍼 소닉스의 라샤드 루이스는 최대치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자유 계약 시장으로 튀쳐 나왔다. 하지만, 사치세에 대한 우려 때문에 루이스를 데려갈 수 있는 팀은 클리퍼스나 불스 등 몇몇 약체들에 한정되어 있고, 이는 승리와 돈을 한 꺼번에 원하는 루이스의 기호엔 맞지 않는다. 즉, 루이스에게 있어서 최고의 상황은 소닉스가 루이스를 위해 최대치 계약을 체결해주는 것. 소닉스는 그나마 아직 사치세 라인까지 근접하지 않고 있다.

그러니까, 각 팀들이 이렇게 빡빡한 상황 속에서 과연 어느 정도의 지출을 감수할 수 있겠느냐라는 것이다. 현재 케빈 가넷이라는 엄청난 연봉 덩어리와 샤크-코비를 보유한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 LA 레이커스 측은 올여름 선수 보강을 위해 큰 돈을 쓸 일은 없을 거라고 얘기하고 있고, 여러 강팀들 역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긴 하지만, 두 팀과 별다를 바 없는 입장을 표시하고 있다. 또한, 서로간의 빡빡한 총 연봉은 트레이드 구상에 있어서도 악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치세 라인의 축소라는 악조건이 자유 계약 시장에 큰 압박이 되고 있는 것이다.

2003년 애들이 2002년 애들을 괴롭힌다!

게다가 또 하나,

내년 여름은 NBA 의 향후 10년 역사를 결정할지도 모르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게리 페이튼, 알론조 모닝, 칼 말론, 존 스탁턴, 레지 밀러 등 당대의 스타들이 자유 계약 신분을 획득하며, 저메인 오닐이라는 확실한 미래 역시 자유 계약 선수가 된다. 또한, 선수 옵션을 통해 팀 던컨이나 제이슨 키드, 앤토니오 맥다이스, 스티브 내쉬, 테오 래틀리프, 론 머서 역시 자유 계약 신분을 획득할 수 있다. 게다가 1999년 NBA 드래프티들인 엘튼 브랜드, 배런 데이비스, 라마 오덤, 안드레 밀러, 월리 저비악, 리차드 해밀턴, 스티브 프랜시스 등등 중에서 올해 여름 혹은 내년까지 팀과 확장 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모든 이들이 자유 계약 시장에 나오게 된다. 정말 장난이 아니지 않는가?

많은 팀들은 현재 2003년 여름을 겨냥하며 샐러리캡 여분 비우기 작업에 들어갈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2002년 여름에서의 지출을 최대한 줄여야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래저래 2002년의 자유 계약 선수들만 불쌍할 뿐이다.

자료제공: 후추닷컴

http://www.hooc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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