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NYT, 타이거 우즈 인간적 면모-수입명세 등 분석

  • 입력 2002년 7월 14일 18시 44분


‘포스트 조던, 포스트 모던, 포스트 휴먼’

뉴욕타임스 매거진이 남자프로골프의 ‘그랜드 슬램’인 ‘한 해 4개 메이저대회 석권’이라는 전무한 기록에 도전하는 타이거 우즈(26)를 14일 이렇게 묘사했다.

농구의 황제 마이클 조던을 넘어선, 초현대시대, 나아가 후인간시대의 영웅이라는 뜻이다. 올해 마스터스와 US오픈에서 우승한 우즈는 18일 3번째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에 도전한다. 그는 이미 지난해부터 메이저 대회 연속 4회 우승을 이뤄 ‘타이거 슬램’이라는 조어를 만들어냈다. 생후 10개월에 아버지의 골프 스윙을 흉내내고 두 살 때 TV방송에 출연해 스윙과 퍼팅 실력을 과시한 그는 이미 3세에 언론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요령을 배웠다. 13세부터 스포츠 심리학자로부터 조언을 들었다.

뉴욕타임스는 이처럼 태어난 순간부터 영웅으로 훈련받아 온 우즈를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분석했다.

먼저 정신력. 불교적 전통의 가정에서 성장해 골프에서 요구되는 평상심 자제력 지배력을 터득한 우즈의 카리스마는 다른 선수들이 자멸해 버릴 정도로 압도적이다. 다른 특징은 철저한 보안. 세계에서 가장 빠른 시속 200㎞의 스윙 속도를 갖고 있는 우즈는 “세계와 정보를 나눌 이유가 없다”며 근육훈련의 내용을 함구하고 있다.

그는 비정치적 영웅이기도 하다. 마케팅과 자본주의가 꽃 핀 시대의 영웅답게 정치적 견해를 드러내는 대신 TV광고를 통해 그의 잘 포장된 인간적 면모를 드러낸다. 그는 ‘타이거 그룹’의 회장이기도 하다. 그가 출연한 광고의 기업은 나이키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롤렉스 디즈니 등 10여개에 이른다. 올해 그는 6150만달러 수입에, 계획대로라면 40세에 이를 때까지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를 벌어들이게 된다. 이것은 그가 심장이 한 번 뛸 때마다 2달러씩을 버는 셈이라고 뉴욕타임스는 계산했다. 하지만 돈을 흥청망청 쓰지 않는다. 그는 호텔의 침대를 스스로 정리하고 팁을 지불하는 데도 인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대중의 열광에 스스로 흥분하지 않는다. 그의 취미는 스쿠버다이빙. 이유는 “물고기들은 내가 누군지 모르기 때문”이라는 것.

뉴욕타임스는 “그의 독주를 막기 위해 아무리 어려운 골프코스를 만든다 해도 그를 더 강하게 만들 뿐이다”라며 “그는 당분간 스포츠 선수가 영웅이 되는 이 세계를 지배할 것”라고 말했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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