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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6월 21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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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 자기 자신만의 수로 나눠지는 수인 ‘소수(素數)’. 나를 완벽하게 나누어 가질 소수 같은 타인의 존재를 찾아 헤메는 현대인의 어두운 그늘을 담아냈다.
집안 일은 아랑곳하지 않고 한량처럼 떠도는 아버지, 배고픔의 기억이 끔찍해 국밥집을 차린 어머니, 아직 어머니에게 삶의 기대를 걸친 언니 경숙,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해 떠도는 경미 그리고 경미의 쌍둥이 오빠 경수.
불편하게 삐걱거리는 가족 이야기와 쌍둥이 동생이 자신의 손끝에서 여자가 돼주길 원하는 경수의 금기된 사랑이 서로 얽혀 들어간다.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는 구석진 곳에서도, 사랑은 꿈틀댄다. “내 안에 사랑이 살고 있다. … 그래, 그 사랑이 누구일까….” (작가의 말)
“저 문에 달린 구리종이 울릴 때마다 얼마나 반가운지 몰라요. … 하지만 좀처럼 저 종은 울리지 않아요. 삶은 그런 것이죠. 무언가를 기다리는 것. 기다리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저 끊임없이 기다리고만 있는 것. 분명 머지않아 오리라고, 자신을 속이면서 속절없이 기다리고 있죠.”
경미는 열리기 위해 세상에 존재하는 문을 기다린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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