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마음밭'에 어떤 씨앗을 심을까 '마음에는 평화…'

  • 입력 2002년 6월 7일 17시 40분


마음에는 평화 얼굴에는 미소/틱낫한 지음 류시화 옮김/292쪽 9500원 김영사

한 여인이 꿈을 꾸었는데 시장에 가서 새로 문을 연 가게에 들어갔다. 그 가게 주인은 다름아닌 신(神)이었다. 무엇을 파느냐고 묻자 신은 “당신의 가슴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팝니다”라고 대답했다. 여인은 인간이 바랄 수 있는 최고의 것을 사기로 마음 먹었다. 그래서 말했다. “마음의 평화와 사랑과 행복과 지혜, 그리고 두려움으로부터의 자유를 주세요.”

신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가게를 잘못 찾으신 것 같군요, 부인. 이 가게에선 열매를 팔지 않습니다. 오직 씨앗만을 팔지요.” (이슬람 신비주의 이야기)

베트남의 선승이면서 시인이며 평화 운동가로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던 틱낫한은 우리의 마음을 ‘밭’에 비유한다. 그 밭에는 기쁨, 사랑, 이해, 즐거움, 희망과 같은 긍정적인 씨앗이 있는가 하면 두려움과 분노, 미움, 절망, 시기, 외로움, 그리고 건강치 못한 집착등과 같은 부정적인 씨앗이 있다. 어떤 씨앗에 물을 주어 열매를 맺을 것인가는 우리의 선택에 달린 일이라고 그는 말한다.

이 책은 20여권에 이르는 그의 대표적인 저서들과 아직 출판되지 않은 강연과 글 중에서 핵심적인 가르침들을 골라 편집한 것이다. 쉽고 재미있는 은유나 비유를 써서 명상법이나 불교 교리를 설명하고 있다. 티벳의 영적 지도자 달라이라마는 “내가 존경하는 틱낫한은 숨을 자각하고,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하는 작은 행위들에 께어 있으라고 가르침을 시작한다. 나 자신도 마음의 평화와 미소가 필요할 때면 그의 글을 읽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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