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日新聞]眞劍勝負を見逃すまい

  • 입력 2002년 5월 30일 20시 06분



▼진검으로 승부한다

내 주위에는 축구에 홀린 젊은이들이 많다.

그 중 한명인 스즈키 게이코씨는 94년 미국 월드컵때 무심코 돌린 TV 채널에서 아르헨티나와 그리스의 경기를 보고 감격한 이후 ‘고질병’이 됐다.

월드컵에는 수많은 명승부가 있다. 74년 서독-네덜란드, 82년 이탈리아-브라질, 86년 아르헨티나-잉글랜드 전 등등. 이들 시합을 보고 팬이 된 사람은 많지만 아르헨티나와 그리스의 시합을 보고 팬이 됐다니, 정말로 드문 경우다.

“마라도나를 비롯해 레돈도, 카니히야 등이 거한들이 즐비한 그리스 선수들의 수비망을 뚫는다, 그 멋들어진 패스의 아름다움에 매료됐습니다. 그건 이미 예술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같은 시합을 보스턴에서 봤던 내 기억으로는 그리스 선수들이 반칙을 연발하며 방어에만 급급했다는 평범한 인상밖에 남아 있지 않다.

바티스투타가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아르헨티나가 4대0으로 낙승했다. 사람들의 인상이나 기호는 각지각색인 것 같다.

이후 게이코씨는 레알 마드리드의 팬클럽에 들어갔고, 매년 빠지지 않고 유럽으로 건너가 각종 시합을 보며 돌아다니는 우리들의 동료가 됐다. 최근에는 그것도 성에 차지 않아 미니축구를 시작해 남자들 사이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드디어 월드컵이다. 64개 시합은 모두 각국 선수가 몸과 마음을 다바쳐 싸우는 에누리없는 진검승부다. 평범하다고 생각되는 시합에서도 게이코씨처럼 마음이 흔들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나도 눈을 부릅뜨고, 어떤 사소한 플레이도 놓치지 않도록 똑바로 관전해 보련다.

주조 가즈오 스포츠 평론가

정리〓심규선도쿄특파원 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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