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덕방]달아오른 지방부동산…'상투' 잡을라

  • 입력 2002년 5월 30일 19시 10분


대구=송진흡/경제부
대구=송진흡/경제부
최근 수도권 부동산 경기는 급랭 조짐이 역력하다.

동시분양 아파트에서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고 모델하우스가 열리기도 전에 100% 분양되던 오피스텔은 분양률 50%를 넘기기에도 쩔쩔매는 곳이 적지 않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경기 안정대책이 효과를 발휘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지방의 부동산 열기는 점점 달아오르는 추세다.

열기를 주도하고 있는 대구의 경우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나타났던 수도권 시장의 판박이라는 느낌을 줄 정도다.

대우건설과 우방이 대구 북구 침산동의 옛 대한방직 자리에서 분양한 주상복합아파트 ‘대우드림월드(1149가구)’는 24∼27일 청약을 접수한 결과 평균 경쟁률이 12 대 1이었다. 38B평형의 경쟁률은 24 대 1에 달했다.

롯데건설이 23일 대구 달서구 도원동에서 분양한 ‘롯데캐슬 레이크’ 아파트도 첫날 1순위 접수에서 43평형을 제외한 전 가구가 마감됐다. 대구 지역 신규분양 아파트가 청약 1순위에서 마감된 것은 93년 이후 10여년 만에 처음이어서 업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주택 분양시장이 달아오르자 토지시장도 활황이다. 토지공사 경북지사가 28일 실시한 대구 칠곡3지구 등 4개 택지개발지구의 상업용지 23필지 공개 입찰에는 191명이 몰려들었다. 경쟁이 치열해지자 낙찰가가 최저 입찰가를 훨씬 웃도는 곳도 속출했다.

이런 호황은 지방 경기가 호전된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여기에 외환위기 이후 주택 공급이 거의 중단되면서 구매력을 갖춘 수요층이 두꺼워졌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지방 부동산 경기가 지난해와 올해 초 서울과 수도권에서처럼 뜨거워질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무엇보다 시장이 과열 기미를 보이면 정부가 수도권에 집중하고 있는 각종 대책을 확대 적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투자자는 시장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차분히 생각한 뒤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구=송진흡 경제부 기자 jinhup@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