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종범-상훈-민철 중간평가 아직은 글쎄…

  • 입력 2002년 5월 30일 18시 14분


한때는 천하를 호령했다. 은근히 상대를 깔보는 버릇까지 생길 정도였다. 그러나 이제는 사정이 다르다. 해외 무대에서 ‘U턴’한 슈퍼스타 트리오 이종범(32·기아), 이상훈(32·LG), 정민철(30·한화)을 두고 하는 말이다.

사실 이들 3인방은 국내에 돌아오기만 하면 3할 타율이나 15승 정도는 누워서 떡먹기로 생각했을 것이다. 이상훈이 4억7000만원, 이종범이 4억3000만원, 정민철이 4억원으로 3명의 연봉 합계가 13억원에 이르는 것만 봐도 구단과 팬의 기대 또한 그만큼 높았다는 것을 증명한다.

하지만 결과는 어땠을까. 전체 일정의 35% 가량을 소화한 29일 현재 중간평가를 내리면 결론은 ‘아직 글쎄’다.

먼저 ‘야구천재’ 이종범을 살펴보자. 그의 성적은 타율 0.303(14위)에 36득점(5위) 15도루(1위). 성적만 보면 A급이 틀림없지만 이종범은 지난주 수염을 깎지 않는 모습으로 그라운드에 나섰다. 시즌 내내 방망이가 성에 차지 않았기 때문이다. 홈런은 6개밖에 터지지 않았고 삼진은 35개나 당했다.

잘 나가던 이상훈도 마침내 낭패를 당했다. 4경기 무실점 행진중이었던 이상훈은 28일 잠실 현대전에서 4-3의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심정수에게 동점홈런을 맞아 세이브 기회를 날려버렸다. 공은 여전히 위력적이었지만 잠시의 방심도 위험천만이란 뼈아픈 교훈을 얻은 셈이다.

마음고생이 심하기론 정민철을 따를 수가 없을 것이다. 99년 한화에 첫 우승컵을 안기며 전성기를 구가했던 그이지만 2년만에 국내에 돌아와선 2군으로 내려가는 수모를 겪었다. 한때 직구 최고구속이 140㎞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혹독한 슬럼프를 겪었다. 다행인 것은 28일 대전 기아전에서 김진우와의 맞대결에서 1실점 선발승을 거둔 것.

이제 이들 슈퍼스타에겐 ‘방망이를 거꾸로 잡아도 3할은 때린다’는 자부심은 옛 말이 됐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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