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후보검증 인터뷰]<1>서울시장

  • 입력 2002년 5월 29일 18시 06분


《동아일보는 6·13 지방선거 후보등록 마감일인 29일부터 전국 16개 시도 중 접전지역과 관심지역의 유력한 시도지사 후보들에 대한 검증 인터뷰 시리즈를 시작한다. 아직 인지도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지 않은 시도지사 후보들의 주요 공약과 이력도 함께 소개할 예정이다.》

▼한나라 이명박▼

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후보는 ‘현대 신화의 주역’이라는 트레이드마크가 따라다니는 인물이다. 그는 이 트레이드마크를 바탕으로 ‘CEO 시장, 경제시장’을 선거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 후보에게는 입지전적인 인생역정만큼이나 돈을 둘러싼 시비도 끊이지 않았다.

대표적인 것이 78년 무주택 사원용 아파트를 정 관계와 언론계 등에 특혜분양해 사회적 물의를 빚은 ‘현대아파트 특혜분양 사건’과 15대 총선 때의 선거비용 허위신고.

현대아파트 사건 연루의혹에 대해 그는 4월 22일 관훈토론에서 “그 스캔들은 내가 사장으로 있던 현대건설이 아니고 한국도시개발주식회사가 짓다가 문제가 된 사건이다. 나하고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한국도시개발주식회사는 현대건설의 자회사였다.

또 15대 총선 당선 직후 이 후보의 비서관이 ‘신고비용보다 수억원이 더 들어갔다’고 폭로하자 거짓말이라고 반박했지만 수사 결과 폭로내용은 사실로 확인됐다. 이 사건 직후 그는 의원직을 상실했다.

-후보 등록 시 175억원의 재산을 신고, ‘신고액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재산은 현대 재직 시 고 정주영(鄭周永) 회장이 회사에 기여한 대가로 지어준 집과 사우디 공사 수주에 대한 포상으로 받은 서초동 땅, 그리고 72년 매입한 지하철 공채로 상환받은 양재동 체비지 값이 뛴 것이다. 30년간 내가 사고 팔아 투기한 것은 전혀 없다.”

-이회창 대통령후보가 살던 가회동 빌라 202호의 명의상 소유주인 김모씨와 각별한 사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답변할 가치조차 없는 근거 없는 소문이다. 김모씨도 전혀 모른다.”

-청계천 복원을 공약했는데 막대한 재원조달 방안은 있나.

“청계천 복원은 선택이 아닌 필수의 문제이다. 시민들은 자동차 매연을 걱정하면서도, 청계천에서 메탄가스가 나오는 것은 잘 모른다. 이걸 살리면 환경이 살아나고 경제활성화를 기할 수 있다. 복원공사엔 3000억원 정도 드는데 시 예산 절감으로 충당할 수 있다.”

-시 청사 이전 문제에 대해….

“이전 비용만 1조원이나 들어간다. 내 임기 중 이전 계획은 없다. 후보지로 거론돼 온 용산기지는 시민이 쉴 수 있는 녹지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원지동 추모공원 조성사업에 대해….

“(엄청난) 규모가 문제다. 서울시의 판단 잘못이다.”

-강남북 균형개발을 위해 구세(區稅)인 종합토지세와 시세(市稅)인 담배세의 세목 교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다.

“서울 이외의 다른 지역에선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세목교환은 적절치 않다. 대신 교부세 지원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거주자 우선주차제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

“거주자 우선주차제는 강남권만 적용이 가능하다. 강북지역의 소형 단독주택에는 세입자도 있고 여러 가구가 살므로 일괄 시행은 무리다.”

-‘현대맨’으로서 서울시의 아파트 분양가 단속 조치는 어떻게 보나.

“주택업자가 주택 가수요 현상을 악용한 데 대해 단기적인 행정지도는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아파트 공급을 확대하고 세수 징수를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공무원 노조에 대한 입장은….“노조 설립은 시대적 대세다. 단 공무원 노조는 다소 차이가 있어야 한다. 단체행동권 등에 대한 구분을 전제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이명박 후보 신상명세
생년월일1941년12월19일생(양력)
현 주소/평수서울 강남구 논현동 29, 2층 단독주택 70평형
병역면제(논산훈련소 입소후 질병으로 인해 퇴소)
재산175억3442만원
납세실적(99∼2001)2억7636만원(소득세 9269만원, 재산세 3892만원, 종합토지세 1억4475만원)
주요경력포항 동지상고, 고려대 졸업, 현대건설 인천제철 외 6개사 대표이사 회장, 아태환경NGO한국본부총재, 14·15대 의원
종교기독교

▼민주당 김민석▼

민주당 김민석(金民錫) 서울시장후보는 386세대 정치인의 대표주자로 인식돼온 인물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 민주당 내에서 소장개혁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쇄신운동이 벌어졌을 때 그가 보여준 정치적 처신은 많은 뒷말을 낳았다.

쇄신운동의 정점이었던 당 소속의원 워크숍에서 김 후보는 ‘DJ 측근정치 청산’과 ‘동교동계 인적청산’을 요구하는 쇄신파들을 향해 “문제제기 방식이 잘못됐다”고 정면으로 제동을 걸었다.

그는 나중에 “쇄신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생각은 같았다”고 해명했지만 당 관계자들은 쇄신운동 당시 그가 쇄신파의 반대편에 선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김 후보는 386세대 정치인들의 도덕성이 도마에 올랐던 2000년 5월 이른바 ‘광주 술자리 파문’ 때도 현장에 있었다. 이는 민주당 소속 386세대 국회의원과 당선자들이 5·18 기념행사 전야제가 열리던 날 여종업원이 있는 가라오케에서 요란한 술자리를 가진 사건이었다. 이에 대해 그는 “지금도 사과할 용의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소장파이면서도 처신에 능하고 잘되는 쪽에만 서 있었다는 평가가 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갔는데 운 좋게 그 판단이 맞았던 것일 뿐이다. 처음 정치에 들어올 때에도 재야출신들 사이에서는 진보정당이냐, 야권 통합이냐 논란이 많았다. 그때 나는 야권 통합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으나 당시에는 그게 인기가 없었다.”

-아직 만 38세여서 안정감과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젊음의 장점을 있는 그대로 살리고 부족한 것은 보완하면서 정면돌파하겠다는 게 내 기본자세다. 나보다 젊은 나이에 시장 도지사 주지사 총리를 한 고건 시장, 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 리콴유(李光耀) 싱가포르 선임장관의 예가 있다. 사람을 보지 않고 나이만 갖고 얘기하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는다.”

-공무원이 5만명이나 되는 서울시 조직을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가.

“공무원들은 아랫사람이 아니라 직위가 다른 파트너일 뿐이다. 서울시 공무원들과 합리적 파트너십을 만들어나가겠다.”

-차차기 대통령선거를 계산에 넣고 출마한 것이란 시각도 있다.

“시장으로서 최고의 평가를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 이후의 일을 얘기하는 것은 오만이다. 재선에 도전할 수 있을 정도로 온 힘을 쏟겠다.”

-육아와 노인 복지 예산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서울시의 부채가 수조원에 이르는데 가능한 일인가.

“우선순위 및 선택과 집중의 문제다. 이 분야의 예산이 현재 3000억원 정도이고 서울시의 1년 신규사업 예산이 5000억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정말 혁명적인 변화다. 다른 분야의 불요불급한 예산을 절감하면 가능하다.”

-임대주택 10만호를 확보하겠다고 했는데….

“서울에서 태어나서 이사만 스무 번을 다녔다.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저가로 이용 가능한 임대주택을 다량으로 다양하게, 그리고 편안한 지역에 마련해야 한다. 현재의 주택값 폭등에는 강남지역의 교육 문제가 숨어 있다. 강북지역의 문화 교육 수준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교육 문화 육아 지원에 있어 강북지역에 우대정책을 펼 생각을 갖고 있다.”

-주차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주차 문제는 5, 6년 후에 폭발 직전까지 갈 것이다. 차의 보유는 막을 수 없으므로 차의 사용을 줄이는 정책을 펴겠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김민석 후보 신상명세
생년월일1964년5월29일생(양력)
현주소/평수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수정아파트 B동706호 50평형
병역소집면제(국가보안법 위반 실형선고)
재산6억6882만원
납세실적(99∼2001)소득세 350만원(소유부동산 없어 재산세 종합토지세는 없음)
주요경력숭실고, 서울대 사회학과, 서울대 총학생회장,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졸업(행정학석사), 고건 서울시장 직무인수위원, 15·16대 국회의원
종교기독교

이문옥 후보, 원용수 후보, 임삼진 후보(왼쪽부터)

▼이문옥·원용수·임삼진 후보▼

한나라당 이명박, 민주당 김민석 후보에게 민주노동당 이문옥(李文玉), 사회당 원용수(元容秀), 녹색평화당 임삼진(林三鎭) 후보가 도전하고 있다.

90년 재벌의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중단 의혹을 폭로해 널리 알려진 민노당 이 후보는 ‘부패정치 청산’을 내세우고 있다. 그의 공약은 △공무원노조의 결성 보장 △참여예산제 △세목교환을 통한 강남·북 격차 해소 등 12가지.

이 후보는 “참여예산제는 예산편성 때 시당국의 일방통행을 막기 위한 것으로 브라질이 이미 시행 중이며 세계은행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공무원의 구조적 부패를 막으려면 노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29일 후보 등록을 마친 뒤 ‘떡값 없는 서울 만들기’ 선포식을 가지기도 했다.

최근 TV에 나와 자신이 ‘사회주의자’라고 주장해 화제가 된 사회당 대표 원 후보는 운동권 출신의 386세대. ‘다른 서울! 사회주의자 원용수’라는 구호와 함께 ‘평등 환경 해체’를 서울 시정의 3대 목표로 제시했다.

원 후보는 “광복 이후 최초로 사회주의자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다. 환경세를 도입해 ‘환경 서울’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또 대중교통을 무상화해 자가용 운행을 획기적으로 감소시켜 매연을 줄이고 교통체증을 풀겠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녹색평화당 공동대표인 임 후보는 녹색연합을 비롯한 환경단체에 오랫동안 몸담았던 환경문제전문가로 재작년 주한 미군의 한강 독극물 방류사건을 폭로하기도 했다. 슬로건은 ‘녹색혁신’으로 서울 시정에 투명하고 깨끗한 정치를 도입하겠다는 취지이다.

임 후보는 “세종로에서 서울역까지의 도로를 보행자 전용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무부시장제를 폐지하고 현 행정제1부시장을 환경부시장으로 바꾸려는 구상도 갖고 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원외정당 후보 신상명세
 이문옥원용수임삼진
생년월일1939년11월10일1969년12월28일1960년3월26일
주소 서울 강남구 일원동 665-2 다가구주택 2층30평)서울 관악구 봉천동 1640-14 덕원빌라 2층(15평)서울 강서구 화곡4동 839-7 단독주택 3층(40평) 전세
병역병장제대면제(근시)병장제대
재산4억8864만원2억2800만원5000만원
납세(99∼2001)839만원99만원161만2000원
주요경력광주고, 성균관대 경영대학원 세무학 연구과정 수료, 감사원감사관, 민주노동당 고문춘천 성수고, 서울대 법대, 국가보안법 위반 구속, 청년진보당 사무총장, 통일문제연구소 연구위원전주 혜성고, 서울대 철학과, 녹색교통운동사무총장, 대통령민정비서실국장, 에너지시민연대 공동대표
종교불교무교기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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