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칼럼]시카고 불스의 두번째 픽은…

  • 입력 2002년 5월 28일 10시 53분


시카고 불스는 2002 NBA 드래프트에서 또 다시 ‘1번픽’을 얻지못했다. 물론 시카고보다 더 좋은 카드를 가진 팀으로 휴스톤이 유일하다는 점은 위안거리가 될 수 있다. 즉 이번 드래프트 로터리가 최고의 성공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나쁘지않은 결과라는 말이다.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현재 대부분의 시카고 지역신문들이나 농구 관계자들은 2번픽을 지닌 시카고 불스가 듀크대 출신의 ‘올 어메리칸 가드’ 제이 월리암스를 선택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멤피스의 제이슨 월리암스와 구별하기위해 앞으로 듀크대 출신의 이 가드를 제이 월리암스로 부르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리 크라우스는 분명 제이 월리암스보다는 장신 센터인 야오 밍을 선호하는 것 같다. 만일 가능만하다면 그는 ‘드래프트 2번픽+ 알파’의 조건으로 휴스톤으로부터 야오 밍을 데려오려 할 것이다. 하지만 그 트레이드안에 타이슨 챈들러나 에디 커리가 빠진다면 아마 그 제안에 솔깃할 사람은 적어도 휴스톤 시민들 중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챈들러나 커리 둘 중 한명을 트레이드 제안에 포함시킨다면, 그것은 크라우스가 꿈꾸는 NBA 50여년 역사상 가장 장신의 라인업인 ‘크로포드-로즈-챈들러-커리-야오 밍’을 만들 수 없게된다. 결국 NBA 구단주 중 가장 야오 밍에 관심을 보여온 사람 중 한 사람인 크라우스는 이번 드래프트 식장에서 중국청년에게 불스 유니폼을 입힐 기회를 얻지못할 것으로 보여진다.

상황이 야오 밍을 얻지못하는 상황이라면 불스가 취할 행동은 현실적으로 단 하나 뿐이다. 바로 제이 월리암스를 잡는 일이 그것이다.

여기서 그럼 현재 불스의 PG진을 살펴보자. 불스는 올 여름 자유계약으로 풀리는 트레비스 베스트라는 훌륭한 PG와 SG에서 SF까지 소화할 수 있는 2미터대의 장신가드인 저멀 크로포드를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백업 가드로 프레드 호이버그 등의 선수가 있지만 일단 나머지 선수들은 잊자. 아~. PG를 볼 수 있는 또 한명의 올라운더 제일런 로즈도 있다.

제이 월리암스를 선택하는 것은 앞에서 말한 트레비스 베스트, 저멀 크로포드, 제일런 로즈 세 명에게 모두 좋지못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왜냐하면 일단 제이 윌리암스를 잡는다는 것은 주전확보를 주장해온 베스트와 재계약하지 않는다는 말이고, 또 플레이 스타일상 좋은 슛터라가 보다 탁월한 페네트레이터 & 슬래셔인 제이 윌리암스의 플레이 영역은 저멀 크로포드의 그것과 매우 흡사하다. 그런 식이라면 저멀 크로포드의 플레이가 위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크로포드의 외곽 슛이 발전했다는 사실은 일단 이 계산에 넣지말자. 그는 올 시즌 부상 때문에 그의 외곽슛을 충분히 테스트해볼 수 있을만큼 경기에 출장하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로즈의 플레이가 제한을 받게될 것이다. 로즈는 페이서스 시절 틴슬리라는 PG가 들어오면서 플레이의 질이 약간 떨어진 전례가 있다. 이것은 KBL의 전희철과 같은 경우인데, 자신이 팀 플레이의 중심이 되지못하면 진가를 발휘하지 못하는 선수와 2인자로서 좀 더 위력을 떨치는 선수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어느 위치에서나 잘하는 선수도 있다. 우리는 그런 선수들을 ‘슈퍼스타’라고 부른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 제이 윌리암스의 영입은 불스에게도 어느정도의 도박성 – 제한적인 - 을 요구할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제이 윌리암스의 입단으로 인해서 전체적으로 팀 전력의 균형이 깨질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카고 불스에서는 윌리암스라는 이름을 드래프트 회장에서 호명할 수 밖에 없다.

왜? 제이슨 윌리암스가 어떤 선수인가. 아마도 윌리암스는 NBA에 데뷔하자마자 리그에서 가장 페네트레이션에 뛰어난 능력을 보여줄 것이다. 키드나 프랜시스, 그랜트 힐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이점에 대해서는 어떤 전문가도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윌리암스의 이런 ‘치명적인’ 돌파력은 아직 혼자서 찬스를 만드는데 익숙하지 못한 에디 커리와 타이슨 챈들러 등의 어린 선수들의 플레이를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 패싱과 코트 비전에 대해서는 언급할 필요가 없다. 이미 대학 시절 보여준 그의 어시스트 숫자(5.3)만 봐도 그가 성공할 가능성은 충분해보인다. 여기다 그의 ‘탁월한’ 신체능력으로 인해 생기는 부수적 요소인 수비력은 그의 존재를 더 돋보이게 만들 것이다. 3점 슛? 윌리암스는 대학 무대에서 프런트 코트로 넘어선 후 그가 원하는 때에 어디서든지 득점을 성공시켰다.(38% 3점슛터)

비록 자유투가 가드로서 나쁘고, 실책이 많다는 단점이 있지만, 굳이 비교하자면 최고의 선수라고 불리우는 전 불스인 마이클 조던도 실책이 적지않은 편이었다. 대선수로 가는 길에 실책은 피할 수 없는 요소일 뿐이다. 마지막으로 제이 윌리암스에게는 불스가 그토록 원하던 점이 또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스타 선수로서의 리더쉽. 최강 듀크 대학의 에이스로서 활약해온 제이 윌리암스에게 해결사 혹은 ‘The Man’으로서의 역할은 매우 익숙한 자리일 것이다.

위와 같이 엄청난 포텐샬을 지닌 제이슨 윌리암스가 시카고 지역지의 설문조사대로만 성장한다면 - 설문자의 70%가 올스타 급이상의 선수, 그 참여인원 중 15%의 설문자가 그가 최고의 스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그는 데뷔 시즌 스티비 프랜차이즈의 기록에 버금가는 숫자를 남기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말에 숨겨져있는 의미는 불스가 내년 시즌 몇 년에 거친 리빌딩을 마무리하고, 다시 동부 지구의 컨텐더로 등장할 수 있다는 말이다. 당장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다.

지금 불스 팬 게시판에서는 열띤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제이 윌리암스의 가치는 인정하지만 그를 중심으로 팀을 꾸려나가는 것보다는 드래프트 2번픽을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하고 이번 드래프트에 나온 PG 중 두번째 PG이자 보다 안정적인 PG인 와그너+ 베테랑 선수를 영입하자는 의견도 꽤 많은 설득력을 얻고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불스의 선택이 제이 윌리암스 이외의 다른 것이 될 확률은 희박해보인다. 제이 윌리암스를 포기하게되면 불스는 너무나 많은 것들을 잃게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제이 윌리암스는 가드라는 포지션적 제한에도 불구하고 이번 드래프트에서 현재의 실력만 놓고본다면 최고의 선수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188cm라는 작은 신장이나 가드라는 포지션은 잊어버려라. 그리고 최근 10년간 5순위 지명 안에 들었던 가드들이 현재 어떤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앨런 아이버슨, 제이슨 키드, 레이 앨런, 제리 스택하우스, 빈스 카터…굳이 이렇게 예를 들지않더라도 5순위 안의 높은 순위로 팀에 합류한 백코트 플레이어들은 모두 현재 팀의 중심이 되고있다. 그리고 이것은 제이 윌리암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다. 이 팀이 80년대 초반 ‘No 23’를 얻으면서 팀이 제대로 굴러가기 시작한 것처럼, 불스는 제이 윌리암스의 영입으로 그 움츠렸던 몸을 활짝피고, 다시 한 번 영광의 시대를 향해 그 첫발을 내딛게될 것이다..

벌써부터 제이 윌리암스와 챈들러, 커리가 보여줄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기다려진다.

자료제공: 후추닷컴

http://www.hooc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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