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관의 일본통신]환경 좋아야 축구가 큰다

  • 입력 2002년 5월 23일 18시 40분


지금 일본은 필리프 트루시에 감독의 상식 밖의 행동과 언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트루시에 감독은 최근 일본이 월드컵에서 도저히 4강에 들 수 없다고 말했다. 현실이 그렇다고 하더라도 대표팀을 이끄는 감독이 그런 말을 했다는 것에 일본이 분개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객관적으로 보면 일본이 월드컵에서 4강에 들기란 무척 어렵다. 아마도 트루시에 감독도 일본축구의 전체적인 환경과 상황을 보고 이런 말을 했을 것이다.

세계축구는 유럽과 남미가 양대 산맥을 형성하고 있었다. 80년대부터 아프리카축구의 약진이 시작됐는데 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는 카메룬이 당시 세계최고의 선수 마라도나를 보유한 아르헨티나를 오만비크의 헤딩골로 물리치며 ‘돌풍’을 일으켰다. 당시까지만 해도 세계축구계는 “아프리카는 가능성이 있지만 세계의 정상의 축구수준으로 올라서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아프리카축구는 급성장을 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축구는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대변하는 스포츠라고 한다. 최근엔 동물적인 신체적 능력을 가진 나이지리아 또는 카메룬 등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국가가 월드컵에서 우승을 할 것이라고 점치는 축구전문가가 많다. 그러나 생활습관, 전통, 안정된 사회, 국민성 등 복잡적인 것에 영향을 받는 것이 축구다.

내 생각으론 아프리카축구가 월드컵에서 우승하기에는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이 된다. 내가 아는 한 아프리카 출신 일본 프로축구 J리그 선수는 15명의 식구를 부양하고 있다. 그런데 15명의 식구를 부양하는 것은 적은 숫자라고 했다. 이것이 아프리카의 현실이다.

축구는 헝그리정신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반대로 안정감이 없이는 좋은 경기를 할 수 없다. 일본에 훈련캠프를 차릴 예정인 카메룬이 19일 도착예정이었지만 승리 할 경우 보너스 문제로 협회와 선수간에 갈등이 일어나며 파리에서 출발이 지연됐다. 아마도 이런 것이 선수들의 경기력에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축구와 환경은 이처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렇다면 이번 월드컵에서 개최 대륙인 아시아의 축구는 어떤 활약을 할까. 세계의 여러 명감독들이 이번 월드컵에서는 개최국인 한국과 일본이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 이유 중 개최국의 이점과 날씨의 영향이 중대한 변수로 작용될 것이라고 한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을 통해 축구환경정비 등 제반 시설과 문화를 정비해 축구선진국가로 가기 위한 여러 가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런 것이 축구발전과 바로 연결되어 한국축구가 축구선진국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기를 기원한다.

황보관 오이타트리니타 청소년팀 감독 canonshooter1990@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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