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월드컵 경기장 장애인 '외면'

  • 입력 2002년 5월 16일 18시 37분


월드컵 경기장 안에 설치된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이 별로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와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 등이 지난해 1년 동안 전국 10곳의 월드컵 경기장을 대상으로 장애인 편의시설 실태를 조사해 16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안내시설이나 점자블록 등이 거의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부분의 경기장 시설이 휠체어 이용자들이 이용하기에 불편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마포구 상암경기장의 경우 경기장 내부에 점자안내표지판이 전혀 설치돼 있지 않으며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의 자동발매기에도 점자표시가 없었다.

부산 경기장은 관람석까지 접근할 수 있는 장애인용 승강기가 한 대만 있었으며 대구 경기장은 좌석 188개 규모의 ‘휠체어 관람석’을 따로 마련했지만 한 곳에 몰아 설치해 장애인의 선택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연구소 관계자는 “국내 월드컵 경기장의 경우 앞좌석과의 높이 차이가 30∼80㎝에 불과해 앞의 관람객이 일어설 경우 휠체어 이용자는 전혀 경기를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연구소 측은 휠체어 관람석의 관람권 침해 문제 해결을 위해 앞으로 국제축구연맹(FIFA)에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기준을 마련하도록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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