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히딩크-포크츠, 닮은꼴 명장의 자존심대결

  • 입력 2002년 5월 15일 17시 55분


‘닮은꼴 명장의 자존심 대결.’

16일 오후 8시 부산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축구대표팀과 스코틀랜드와의 평가전은 공통점이 많은 ‘두 명장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스코틀랜드 사령탑은 독일 출신 베르티 포크츠 감독. 8년간 독일대표팀을 이끌면서 65.69%의 승률을 기록해 역대 독일 감독 가운데 데어발(67.16%)에 이어 2위에 올라있는 명장. 1946년생 동갑인 한국축구대표팀 거스 히딩크 감독과 포크츠 스코틀랜드 감독은 월드컵에서 한국에 패배를 안겨줬던 경력이 있다. 94년 미국월드컵에서 독일팀 지휘봉을 잡았던 포크츠 감독은 3-2로 한국에 승리했고, 히딩크 감독은 98년 월드컵 한국전에서 네덜란드의 5-0 대승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조국을 떠나 외국팀을 맡은 이들 두 감독은 프랑스와의 경기에서는 나란히 대패하는 수모를 겪었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해 5월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포크츠 감독은 3월 친선경기에서 0-5로 각각 졌다.

두 감독은 초면이 아니다. 96년 유럽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포크츠 감독이 이끈 독일은 히딩크 감독의 네덜란드를 1-0으로 꺾었다.

6년 만에 재대결을 하는 두 감독이 이번 평가전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다르다. 히딩크 감독은 본선에서 대결할 폴란드, 미국의 가상 파트너인 스코틀랜드를 상대로 전술 운용과 선수 기용 등 전력점검에 초점을 두고 있다. 첫선을 보이는 설기현-이천수-박지성 스리톱의 위력을 평가하고, 공격형 미드필더 유상철의 능력도 시험한다.

반면 포크츠 감독은 승리에 목말라 있다. 올해 스코틀랜드 감독으로 취임한 후 데뷔전인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대패한 데 이어 나이지리아에도 1-2로 지는 등 아직까지 1승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포크츠 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미드필더 마이클 스튜어트(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스튜어트는 시야가 넓고 패스와 킥이 정확해 ‘스코틀랜드의 베컴’으로 불리는 선수로 신예 위주로 재편된 대표팀에서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