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이진선/살인 부른 빗나간 ‘우정’

  • 입력 2002년 4월 25일 18시 32분


얼마 전 우리는 끔찍한 사건을 접했다. 평소 주먹을 휘두르며 친구들을 괴롭히는 것에 불만을 품고 있던 중학생이 친구가 폭행 당한 일에 격분해 동급생을 칼로 찔러 죽인 사고였다. 비행을 저지른 학생은 너무나 평범해 누구도 그의 존재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한다. 그 학생도 부모가 이혼하고 정서적으로는 정상적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살인은 누구도 상상을 못했기에 심각성이 더 크다. 이번 사건은 동기가 대단히 유별나다고 본다. 사람은 누구나 약한 사람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요즘 청소년들은 모방심리가 강하고 정확한 이성적인 판단 없이 순간적인 생각으로 일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 아무렇지도 않게 범행을 재연하고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친구와의 우정, 의리가 한 생명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은 용납되지 않는다.

이진선 교사·서울 관악구 봉천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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