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역시 지단” 적지서 결승골

  • 입력 2002년 4월 24일 18시 01분


‘2002월드컵 스타는 지금 여기에….’

24일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누캄프 경기장에서 열린 2001∼2002 유럽프로축구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 2002월드컵을 한달여 앞둔 시점에서 세계 축구 슈퍼스타들이 격전을 치르고 있는 이 대회에서 스페인의 명문 레알 마드리드가 세계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 지네딘 지단(프랑스)을 앞세워 라이벌 FC 바르셀로나를 꺾고 결승 문턱에 한발 다가섰다.

통산 아홉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레알 마드리드는 텃세가 심한 원정경기의 불리함을 딛고 ‘중원의 지휘자’ 지단의 완벽한 경기조율에 이어 결승골까지 뽑아내는 맹활약에 힘입어 FC 바르셀로나를 2-0으로 제압했다.

지난해 7월 사상 최고의 이적료(약 6550만달러)를 기록하며 이적한 지단은 이날 루이스 피구 대신 나온 아르헨티나 출신 미드필더 산디아코 솔라리와 함께 더블 플레이메이커로 중원을 장악,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레알 마드리드는 누캄프 경기장에서 83년 이후 한번도 이기지 못했던 징크스를 19년 만에 깨뜨리며 결승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2차전은 5월2일 레알 마드리드의 홈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 대회 최다 우승 경신뿐만 아니라 현재 2위를 달리고 있는 스페인 프로축구리그에서도 정상을 넘보고 있어 창단 100주년을 맞은 올해를 화려하게 장식한다는 기대에 부풀게 됐다.

지단은 후반 10분 결승골까지 뽑아냈다. 상대 진영 왼쪽 코너에서 올려 준 라울 곤살레스의 볼을 받은 뒤 바르셀로나의 골키퍼 로베르토 보나노가 나오는 것을 보고 키를 넘기는 재치 있는 슛을 날린 게 네트로 빨려들어갔다. 보나노는 팔을 뻗쳐 간신히 건드리기는 했지만 볼은 머리를 넘어 골문으로 흘러들어갔다.

반격에 나선 바르셀로나는 수비수를 줄이고 브라질 출신 스트라이커 지오반니를 투입하며 실점을 만회하기 위한 총력전을 폈다. 그러나 히바우두 등 주전 5명이 부상 등으로 출전하지 못한데다 지단과 솔라리가 펼치는 미드필드 플레이에 밀려 좀처럼 경기의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결국 바르셀로나는 후반 로스타임 때 추가골까지 허용했다.

FC 바르셀로나는 후반에 교체 투입된 레알 마드리드의 잉글랜드 대표 출신 스티브 맥마나만에게 추가골을 내줘 동점골을 기대하던 9만여 홈팬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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