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나이츠, KCC에 가볍게 ´멍군´

  • 입력 2002년 3월 30일 02시 58분


SK 나이츠가 토종들로만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을 때부터 KCC 이지스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적극 대처했어야 했다.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한 SK가 2차전에 임하는 각오는 남달랐고 시종 KCC의 허를 찌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SK가 29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1∼2002애니콜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2회전 2차전에서 94-83으로 승리하며 1차전 패배를 깨끗이 설욕했다.

1차전에서 선수들의 손발이 맞지 않아 패했던 SK가 이날 선택한 것은 토종들의 조직력. SK는 1쿼터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은 에릭 마틴과 기량에서 문제가 있는 찰스 존스를 벤치에 앉힌 채 허남영 김종학을 대타로 기용하는 파격적인 행마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결과는 대성공. 임재현과 김종학이 1쿼터부터 각각 3점슛 2개씩을 터뜨리며 외곽에서 펄펄 날았고 서장훈과 1쿼터 후반 투입된 마틴이 골밑에서 버티며 리바운드 수에서도 13-3의 절대적인 우위 끝에 30-16으로 앞서나갔다.

KCC는 1쿼터 임재현을 상대로 파울작전을 펼칠 의도로 이상민 대신 신장에서 우세한 이현준을 내세웠지만 역부족을 절감하자 1쿼터 5분쯤 이상민을 투입했다.

하지만 불이 붙은 SK의 상승세는 좀처럼 수그러지지 않았고 2쿼터 막판 24점차(60-36)까지 달아났지만 집중력은 한치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무력하게 끌려가던 KCC는 3쿼터 초반 연속 4득점에 이어 외곽포가 살아나며 57-65까지 추격한 뒤 4쿼터 초반 재키 존스의 3점슛으로 6점차(70-76)까지 따라붙었으나 곧이어 김종학(11점)과 임재현에게 3점슛을 허용하며 주저앉았다.

승리의 수훈갑 임재현은 3점슛 6개 포함, 28득점 9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상대팀 두 명의 용병과 싸워 이긴 서장훈은 29점 11리바운드를 기록, 체면을 살렸다.

반면 KCC는 리바운드 수(26-36), 야투성공률(44%-56%) 등 모든 기록에서 크게 뒤지며 패배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SK와 KCC의 3차전은 31일 전주에서 열린다.

<양팀 감독의 말>

▽SK나이츠 최인선 감독〓용병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선수 위주로 기용해 공격 루트를 다양화했던 것이 적중했다.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우위를 지켜 이길 수 있었다. 3차전에서도 오늘과 비슷한 선수 기용을 하겠다. 존스는 앞으로도 출전시키지 않을 계획이다.

▽KCC 신선우 감독〓경기 초반 너무 쉬운 오픈 찬스를 내줬던 것이 화근이었고 몸싸움에서도 밀렸다. 선수들이 잔 파울에 대한 신경을 너무 쓰다보니 집중력이 떨어졌다. 7점차로 따라 붙은 경기 종료 3분9초 전 수비 실수로 임재현에게 3점슛을 내줬을 때 승부가 끝났다고 봤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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