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삶의 단편 다룬 짧지만 긴 여운 '첫날밤의 고백'

  • 입력 2002년 3월 8일 17시 30분


첫날 밤의 고백/김이구 지음/208쪽 7000원 현대문학북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업체 사보에 실리는 3000자 내외의 ‘콩트’가 작가들의 살림살이를 제법 풍요롭게 했었다. ‘액세서리 문학’이라는 자조(自嘲)도 없지 않았지만 톡 쏘는 극적 반전 속에 제법 만만치 않은 삶의 깨우침을 안겨주는, 반갑다싶은 작품도 많았다.

이 책은 작가가 ‘잎새소설’이라고 부르는 그런 ‘엽편(葉篇)’ 소설 모음집이다. 트랜스젠더 사실을 서로 숨긴채 결혼한 한 쌍을 다룬 표제작을 비롯해 오헨리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연상시키는 ‘빈자의 하루’ 등 30여편을 실었다.

“나는 콩트에서 나름의 깨달음을 담는 것을 최고로 친다. 부처나 공자의 깨달음과 같은 고상한 각성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삶에 대한 새로운 의문, 인간에 대한 절망 혹은 신뢰 같은 다양한 발견과 발상을 포함한다”라고 작가는 밝혔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