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그약]한국와이어스 '이펙사'外

  • 입력 2002년 3월 3일 17시 42분


“영화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는 사람들은 몸이 축 처지고 판단도 둔해지는 것 같던데 혹시 약물 때문은 아닌지요.”

“약 때문이라기보다는 우울증의 증상이지요. 요즘은 부작용이 거의 없는 약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울증은 치료를 받으면 쉽게 나을 수 있는 병이다. 그러나 환자의 70% 이상은 진단도 받지 않은 채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낸다. 진단을 받았더라도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다른 사람의 시선 때문에 선뜻 치료에 나서지 못한다.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 꼭 약을 먹어야 할까. 과거에는 약물치료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우울증이 뇌의 생화학적 변화로 발병한다는 것이 알려진 뒤부터 항우울제의 사용이 필수적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90년대 이후 뇌과학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새로운 항우울제도 속속 개발됐다. 한국릴리의 ‘프로작’을 시작으로 최근 임상에 도입된 한국화이자의 ‘졸로푸트’,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세로자트’ 등의 약물은 부작용이 적고 효과도 탁월해 시판되자마자 국내외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치료제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새로운 약물도 복용 뒤 2주 정도는 지나야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며칠 먹어보고 낫지 않는다며 복용을 중단하면 자칫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 또 우울증 환자는 일반적으로 잠을 잘 못이루고 성기능이 떨어지는데 새로운 약들도 이 증상에 대해서는 효과가 적은 편.

최근에는 △효과가 좀 더 빨리 나타나는 것으로 기대되는 한국와이어스의 ‘이펙사’, 부광약품의 ‘익셀’ △잠을 잘 유도하고 떨어진 성기능을 높이는 데도 효과적인 한국얀센의 ‘레메론’, 한국BMS의 ‘네파조돈’ 등이 개발돼 점차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밖에 기존 약물치료로 효과가 적었던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부프로피온’이라는 약물도 국내에 도입될 예정이다. 부프로피온은 흡연 욕구를 억제해주는 효과도 있어 금연보조제로도 사용되는 약물이다.

어느 약물을 사용하든 우울증은 대부분 잘 치료된다. 단 호전되더라도 이 상태를 최소 6개월 정도는 유지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또 정신과 약물을 장기 복용하면 중독이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사람이 많은데 항우울제는 중독의 가능성이 전혀 없는 약물이다.

하규섭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

자료제공 의학교육사이트 버추얼엠디

www.virtualm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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