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불교사상가 3人의 독창적 사상 정리

  • 입력 2002년 3월 1일 17시 49분


‘원효’/고영섭 편저 568쪽 2만3000원 예문서원

‘의천’/ 이병욱 편저 460쪽 2만원 예문서원

‘지눌’/ 이덕진 편저 640쪽 2만6000원 예문서원

광복 이후 한국사상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한 지 반 세기. 꽤 많은 연구성과가 쌓였다. 특히 연구자들의 관심을 모아 온 한국사상가들 10여 명에 대해서는 기존 연구만 훑어보는 데도 상당 기간이 필요할 만큼 많은 논문과 해설이 나와 있다. 학자들은 이미 여러 해 전부터 연구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현 단계에서 일단 그 연구성과를 정리할 필요가 절실하다는 문제를 제기해 왔다.

반년간 학술지 ‘오늘의 동양사상’을 만들어 온 소장 동양사상연구자들의 모임 ‘예문동양사상연구원’이 이 작업에 발벗고 나섰다. 이들은 한국의 사상가 10인을 선정해서 그들 각각에 대한 대표적 연구성과를 모아 각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해 내기로 하고, 이번에 그 중 3권을 먼저 발간했다.

열 명의 한국사상가는 이번 발간된 불교 분야의 원효(元曉) 의천(義天) 지눌(知訥)을 비롯해, 주자학 분야에 퇴계 이황(退溪 李滉) 남명 조식(南冥 曺植) 율곡 이이(栗谷 李珥), 양명학 분야에 하곡 정제두(霞谷 鄭齊斗), 실학사상 분야에 다산 정약용(茶山 丁若鏞) 혜강 최한기(惠崗 崔漢綺), 동학사상 분야에 수운 최제우(水雲 崔濟愚).

기획자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사상가로서 외래 사상을 추종하는 데 머물지 않고 우리 토양에 맞게 독창적 사상 체계를 형성한 자’를 선정 기준으로 내세웠다.

각 권에서는 먼저 각 사상가에 대한 그 동안의 연구사를 편저자가 총괄 정리한 해제를 통해 그 사상가에 대한 그간의 연구가 어떤 궤적을 그리며 진행돼 왔는지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게 했다. 이어 광복 후 50여 년 동안의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해당 사상가의 사상적 면모를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대표적 논문들을 주제별로 선별해 실었다. 이를 통해 그 사상가에 대한 연구자들의 관심과 쟁점이 무엇이었는지도 알 수 있다. 아울러 그 사상가와 관련된 연구 성과의 목록을 실어 유용한 자료집의 역할도 겸했다.

수백 편에 달하는 논문 중 10여 편의 글을 골라 싣다보니 그 논문 선정의 공정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없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기획자들도 말했듯이 “무엇보다도 이 기획을 통해 우리가 바라는 바는 두말할 나위도 없이 새로운 미래를 위한 한국사상의 전진”이다.

김형찬 기자 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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