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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2월 20일 18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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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으로 양사간 제휴가 쉽지 않은 데다 미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의 매각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반도체 업계 전체의 관심이 그의 입에 쏠리고 있는 것. 양사 간의 협력이 실제로 성사될지 여부와는 별도로 매각협상 과정에서 마이크론을 현실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카드로서의 효과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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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하이닉스 전략적 제휴 바람직" |
▽신 장관 발언의 속뜻은〓삼성전자는 그동안 하이닉스의 인수제의를 4차례나 거절했다. 이날 신 장관의 발언 직후에도 삼성전자는 “관심이 없다”고 못박았다.
삼성의 거절 이유는 분명하다. 하이닉스 설비가 삼성 설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노후하다는 점과 막대한 재무부담을 져야 하기 때문.
현실적으로 장관이 기업 간 협력을 ‘지시’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 장관의 이날 발언은 결국 ‘양사가 기술개발과 마케팅 측면에서 공동보조를 취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결국 삼성과 협력해야 한다고 해서 삼성이 하이닉스의 설비까지 사들여야 한다는 의미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이날 발언을 계기로 향후 하이닉스의 독자생존론은 더욱 힘을 얻어갈 것으로 보인다. 신 장관뿐만 아니라 채권단 중 일부가 강하게 독자생존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이닉스 독자생존을 위해서는 채권단이 수조원대의 신규자금을 지원해야 하므로 아직 독자생존을 속단하기는 이르다.
▽마이크론 압박 효과는 있을 듯〓최소한 신 장관의 발언은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있는 마이크론에 상당한 압박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그 영향이 협상에 도움이 될지 아니면 협상을 깨는 쪽으로 갈지는 불투명하다.
하이닉스는 최근 인수가격 문제로 마이크론과의 협상이 난관에 부닥쳤을 때 독일 인피니온과의 별도 협상 추진으로 4억달러이상 인수 가격을 높일 수 있었다. 한 반도체 전문가는 “마이크론이 인수조건으로 15억달러 대출과 주식매각 제한을 요구했지만 이 문제는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는 것”이라며 “삼성과의 협력 문제가 마이크론을 어떤 식으로 자극할 지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박정훈기자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