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외국인 저가주까지 기웃

  • 입력 2002년 2월 18일 18시 06분


값비싼 주식만 골라 사기로 유명한 외국인투자자들이 최근 들어 1만원대 이하 저가주를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이후 15일까지 거래소 상장종목 가운데 외국인이 10만주 이상 순매수한 종목은 모두 56개. 이 중 1일 현재 주가가 1만원 이하였던 종목은 30개나 됐다. 이 가운데 우선주 4개와 액면분할을 해 주가가 떨어진 웅진닷컴 등 3개사를 계산에서 제외하면 일반적으로 말하는 저가주는 49개 종목 중 27개 종목으로 55%를 차지했다.

외국인은 지난해 9·11테러 이후 금융주와 반도체주, 내수 관련 블루칩을 주로 사들여왔으나 1월 이후 업종별 저가 옐로칩으로도 매수세를 확산해 왔다. 이들이 저가주에까지 손을 대는 것은 경기회복에 큰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이라고 증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장혜란 노무라증권 서울지점 부장은 “한국 증시를 낙관하는 외국인들이 블루칩의 매수 한도가 차자 저가주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춘욱 굿모닝증권 수석연구원은 “외국인이 사들이는 저가주의 면면은 다양하지만 소재주와 턴어라운드 기업이 많다는 특징이 있다”며 “두 부류 모두 경기가 좋아지면 주가가 많이 오르는 테마”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소재주로는 INI제철 LG석유화학 한화석유화학 등을 들 수 있다. 또 턴어라운드 기업이란 실적이 바닥을 친 뒤 업황이 좋아지고 있는 종목을 가리키는 말. 대구은행 삼성물산 한진해운 삼성중공업 아남반도체 등이 그 예다.

경기 호전에 따라 투자위험이 사라진 것도 저가주가 관심을 끄는 이유 중의 하나다. 한화석유화학 한진해운 등이 그 예.

장 부장과 홍 연구원은 이 같은 외국인의 저가주 순매수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홍 연구원은 “외국인은 철저히 따져보고 매매를 하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태도를 바꿀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동욱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그러나 “투기적 펀드나 ‘검은머리 외국인’이 일부 저가주에 손을 대고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외국인이 전통적으로 좋아하는 업종대표 블루칩의 값이 내릴 때 사두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2월 1일 이후 외국인이 순매수한 1만원 이하 주식 20개
종목순매수수량(만주)2월1일종가(원)2월15일종가(원)
웅진닷컴*2176,3407,86023.97
대구은행2004,3704,93012.81
삼성물산1899,16011,00020.09
한화석유화학1564,4056,16039.84
STX1295,4505,7004.59
한진해운985,3006,82028.68
조흥은행945,4305,7606.08
굿모닝증권935,5805,7503.05
하이닉스반도체922,6152,015-22.94
삼성중공업784,4054,6856.36
LG석유화학559,90012,30024.24
호텔신라519,39010,60012.89
아남반도체508,2508,240-0.12
코오롱506,9608,10016.38
한강구조조정기금*413,4453,4901.31
영풍산업378,1909,90020.88
성도325,69010,00075.75
대우조선공업327,2108,25014.42
계몽사*312,6353,00013.85
INI스틸236,0006,70011.67
*웅진닷컴과 계몽사는 액면분할했고 한강구조조정기금은 액면가가 없는 펀드여서 일반적 저가주가 아님.
자료:증권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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