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주택자금대출 보증비율 낮춘다…100%서 80∼90%로

  • 입력 2002년 2월 16일 17시 31분


강원 정선군에 살고 있는 김모씨(48)는 14일 인근에 있는 사북농협에 가서 전세자금 3000만원을 대출받으려고 했다. 재정경제부가 4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영세민과 근로자 등 서민에게 전세자금 대출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전세자금 보증한도를 1000만∼2000만원에서 2000만∼3000만원으로 올리겠다”고 보고한 것을 믿었기 때문.

그러나 창구 직원은 “아직 위로부터 아무런 지침이 없다”며 대출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재경부와 건설교통부가 서민 전세금 대출에 대한 보증한도를 늘리겠다고 발표한 지 10여일이 지나도록 구체적인 시행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금융기관 영업창구에서 고객과 직원 사이에 마찰이 늘고 있다. 시행시기를 명확히 하지 않은 채 서둘러 발표함으로써 혼선을 일으키고 있는 셈.

재경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보증한도를 늘리려면 주택신용보증기금의 전산시스템을 바꾸는 등 준비를 해야 한다”며 “2월 하순부터 보증한도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재경부는 4일 업무보고 때 전세자금 보증한도를 △연소득이 1000만원 이하이면 1000만원(보증인을 세우면 2000만원)에서 2000만원(〃 3000만원)으로 △연소득이 1000만원을 넘는 사람이 보증인을 세우면 연소득의 2배에서 3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재경부는 올 7월부터 은행 등 금융기관이 개인에게 주택자금대출을 해주면 주택신용보증기금에서 보증해주는 한도를 대출금의 100%에서 80∼90%로 낮추기로 했다.

이는 주택자금 대출에 대해 100% 보증해줌으로써 대출은행이 대출받는 사람의 신용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대출금이 연체되더라도 적극적으로 회수하지 않는 등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한 것. 하지만 개인이 주택자금을 대출받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대출금리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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