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불은 언제 꺼요? 꽃은 언제 펴요?"

  • 입력 2002년 1월 18일 13시 04분


12월28일 LG스포츠단의 사장으로 어윤태 사장이 선임되었다. LG그룹의 4개 스포츠 단장을 두루 역임하고, 야구단 단장시절 신바람 야구를 주장했던 그가 이젠 최고자리에 올라 지난 시즌 하위권에 머물렀던 LG야구를 변화시키기위해 목소리를 냈다.

그가 제일 먼저 주장한 것은 변함없는 신바람 야구,

최구 인기구단으로서의 위상에 맞는 실력을 끌어올려 제2의 신바람 돌풍을 몰고 오겠다며 취임식 자리에서 밝혔다.

그리고 1월3일 신임 유성민 단장이 축구단에서 야구단 단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어윤태 사장이 야구단 단장시절 굳은 일을 도맡아 하며 전성기를 이끌었던 경력을 가지고 있는 유단장의 가세로 제2의 신바람 야구는 본격적 틀을 갖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17일, LG창단멤버로 10년의 코치경력을 가지고 있는 최정우 전 롯데코치를 새로운 스카우트 부장을 영입했다.

최고의 권력을 지고 있는 스포츠단 사장에서부터 현장에서의 실질적 권한을 가진 단장, 구단의 뿌리인 선수영입의 권한을 가진 스카우트까지 LG야구는 구단운영에 있어 핵심이 되는 3자리를 모두 바꿨다. 야구단의 변화를 느낄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LG야구단의 변화가 좋아보이질 않는다.

자기스스로의 변화라긴 보다 경질성에 가까운 인사이동에 가깝다.LG가 보유한 야구, 축구, 농구, 씨름등이 지난 해 이렇다 할 성적을 못냈기에 스포츠단 사장을 경질했고, 지난 시즌 6위의 하위권 성적에다 올 스토브리그 최대어인 양준혁을 놓치는등 구단운영에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인 최종준 전 단장을 물러나게 했으며, 이병규, 유지현, 김재현등의 슈퍼스타이후 지난 몇해동안 신인선수발굴이며 우수선수발굴에 미흡했던 스카우트 역시 경질되었다.

지나치게 정체되어 있던 부분을 과감히 변화시키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볼수도 있다.

그러나 경질의 시기와 변화의 시기가 좋지 못한 때에 이뤄졌다.야구와 축구가 시즌이 오프된 시기는 11월, 시즌 결과는 10월 모두 나와 있었다. 다음 시즌과 스토브리그를 대비해서라면 10월이나 11월에 보다 빠른 인사교체가 있어야 했다.

야구단의 단장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선수단 운영부터 선수단 구성에까지. 특히 스토브리그에서의 단장역할은 트레이드와 연봉협상등 한해의 야구단 운영을 판가름짓는 굵직한 일들을 다수 처리해야하는 중요한 자리이다.

이런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양준혁이 LG를 떠나 버린뒤, 연봉협상이 한창 진행중인 1월에 들어서야 교체를 했다.

교체가 늦어진 결과 LG의 중심타자였던 양준혁은 LG유니폼을 벗어 던졌고, FA나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보강은 한명도 못하고, 외국인선수는 물색도 제대로 못해보고 작년시즌 뛰어던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는등 소극적 자세를 보였고 타구단은 대부분 연봉협상을 마무리 짓고 해외전지훈련장으로 떠나는데 LG는 단장의 뒤늦은 교체로 연봉협상 테이블에 앉아 선수들과 혈전을 벌이고, 연봉조정신청까지 내는 극한 상황까지 가고 업무 파악할 겨를도 없이 산재한 일들을 처리하다보니 제대로 된 일 처리가 안될 수밖에.

성적문제와 구단운영 문제등 급한 불을 끄기위해 책임자는 바꿨는데 화재의 원인도 모른체 불을 끌려고 달려 들었으니 불을 끄기는 만무하고 불을 더 키우지나 않을런지 걱정이 앞선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