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貨약세 가속화-아르헨發 위기급습 국내외 금융시장 강타

  • 입력 2001년 12월 21일 18시 01분


일본의 경제불안에 따른 엔화가치 약세(달러당 엔화환율 상승) 가속화와 국가부도사태에 직면한 아르헨티나의 경제위기가 21일 국내외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원-달러환율은 이틀째 급등(원화가치는 급락)했고 국내주가는 크게 떨어졌다. 일본과 동남아 각국의 주가 및 통화가치도 동반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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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전날보다 14원이나 오른 달러당 1314.2원까지 치솟았다가 1308.9원에 마감됐다. 원-달러환율은 20일에도 8원이나 올라 2개월여 만에 1300원대로 올라섰다.

이는 도쿄(東京) 외환시장에서 21일 엔-달러환율이 한때 3년2개월 만에 최고치인 129.53엔까지 치솟는 등 엔화약세가 이어진 데다 아르헨티나의 경제위기로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외국인들이 환차손(換差損)을 우려해 역외선물시장(NDF)에서 달러를 사들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날 엔-달러환율은 전날보다 1.36엔 오른 129.34엔으로 마감했고 원-엔환율은 100엔당 1011.98원으로 3.01원 올랐다.

미국증시 급락과 엔화 및 원화약세를 우려한 외국인투자자들이 국내증시에서 보유주식을 대거 내다 팔면서 주가도 폭락했다.

종합주가지수는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의 집중적인 매도로 전날보다 19.80포인트 하락한 644.71로 마감됐다. 코스닥지수도 1.41포인트 떨어져 68.43으로 끝났다. 이날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99.07엔 하락한 10,335.45엔으로 마감했다. 대만과 홍콩 싱가포르증시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에 앞서 20일 미국증시에서 다우지수는 10,000, 나스닥지수는 2,000선이 무너졌다.

외환시장에서는 최악의 경제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이 마지막 수단으로 엔화약세를 통한 경기회복을 시도하고 있고 미국도 달러당 135엔까지 엔화약세를 용인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에 따라 ‘달러당 130엔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홍찬선·김두영기자>nirvan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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