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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18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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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안전장치 강화▼
세계의 경제, 경영, 정치 분석가들은 이 역사적 사건이 개별 비즈니스와 특정한 국가들에 어떤 구체적이고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 신중한 평가작업을 벌이고 있다.
중국의 WTO 가입으로 세계에서 가장 크면서도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의 경제가 세계 경제권의 대부분을 규율하면서도 법에 기반한 무역 시스템에 편입하게 됐다. 중국에게는 시장자유화와 보다 넓은 경제적 통합이라는 정책으로 번영과 경제적 안정에 이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중국의 WTO 가입은 보다 국가 통제적이고 내부지향적인 방법을 통해 경제개발을 추구하려는 세력에 대한 경제 개혁세력의 승리라는 의미도 띠고 있다. 보다 중요한 것은 WTO 가입이 중국 내에서 법치의 기초가 되며 다른 분야에서도 국제적인 규범과 표준을 받아들이는 중대한 선례가 된다는 점이다.
중국의 WTO 가입은 한국 경제에도 유익한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며 양국의 무역은 보다 급속히 팽창할 것이다. 중국은 WTO 가입조건으로 산업관세를 1997년 기준 24.6%에서 2005년까지 9.4%로 낮추기로 동의했다. 정보통신 장비와 반도체, 컴퓨터 등 한국의 가장 중요한 수출 품목에 대한 중국의 관세는 0%가 될 것이다. 중국은 또한 모든 쿼터와 차별적 세금을 철폐할 것이다. 외국 사업가들도 중국 사업가와 마찬가지로 중국에서 외제품들을 수입하고 유통하며 서비스할 수 있어 중국 국영기업들이 더 이상 중국 소비자에게 어떤 제품이 필요한지를 결정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중국은 법적으로 보장된 새로운 개방을 약속해 한국의 서비스 제공자들이 중국 시장에 보다 용이하게 진출할 수 있게 됐다. WTO에 가입하면서 정보통신과 은행 보험사업과 컴퓨터 서비스, 회계, 법, 건축, 건설, 여행, 관광 등 중요한 서비스 시장에서 개방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중국 서비스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접근하기 어려운 시장 중 하나였다.
중국의 가입으로 한국은 또 중국으로부터의 수입급증과 불공정 무역 관행으로부터 한국의 근로자와 기업가들을 보호할 수 있게 됐다. 예컨대 중국으로부터의 수입급증을 막기 위해 개별 제품에 특수한 보호조치를 발동할 수 있으며 중국의 잠재적인 덤핑을 막기 위해 최장 15년까지 특별 반덤핑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가입조건은 또 국가산업 정책도 다루고 있어 투자조건으로 기술이전을 강제하거나 중국에 투자하려는 기업에 대해 중국내 판매와 수출비중에 대한 요구사항을 설정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다. WTO에 대한 중국의 약속은 국제법적인 구속력을 갖고 있고 분쟁조정 절차를 통해 충분히 집행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은 양국의 무역관계에서 발생하는 정치적 압력을 느낄 필요가 없다. 대신 다국적 장치를 통해 대중 무역에 관한 권리를 충분히 보호받을 수 있게 됐다.
▼對中 수출 늘릴 호기▼
한국이 중국과의 양자관계를 솜씨있게 다룸으로써 중국의 WTO 가입을 최대한 이용해야 한다는 점도 놓쳐서는 안된다. 중국은 지금 한국에게 미국과 일본 다음의 세 번째 최대 교역국가다. 2000년 한국은 180억 달러 어치의 상품을 중국에 수출했고 125억 달러 어치를 중국으로부터 수입했다.(참고로, 한국은 미국에 365억 달러 어치를 수출했고 미국으로부터 290억 달러 어치를 수입했다. 일본과는 200억 달러어치를 수출하고 320억 달러 어치를 수입했다.)
중국의 WTO 가입은 향후 몇 년간 경제와 무역의 측면에서 이처럼 중요한 양자관계를 구조화할 새로운 법적 지침과 제도적 메카니즘의 광범위한 틀을 제공하고 있다. WTO 가입은 미래에 양국 경제 주체들의 거래에서 투명성과 확실성, 그리고 법적인 안전장치를 보다 많이 가져올 것이다. 이로써 경제 분규가 줄어들고, 교역이 더욱 촉진되며, 두 무역국가간 경제 협력이 고양될 것이다. 미래의 양국 경제관계는 결과적으로 훨씬 더 생산적이 될 것이다.
김석한(미국 애킴 검프 로펌 매니징 파트너·연세대 국제학대학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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