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취업미끼 “회사 투자” 요구… 불량기업주 많아

  • 입력 2001년 12월 13일 18시 09분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 모처럼 수도권에 적성에 맞는 회사가 있어 최근 이력서를 내고 기다리던 중 면접을 보라는 연락을 받았다. 면접담당자는 며칠 후 사장과 마지막 면접을 봐야 한다며 몇 가지 기획안을 준비해서 다시 오라고 했다. 며칠 동안 머리를 싸매가며 가까스로 기획안을 작성해 다시 상경했다. 그런데 그 날 사장은 서류상으로는 합격이지만 약간의 협조사항이 있다며 일정액의 투자를 한다면(절대조건은 아니라는 말과 함께) 즉시 근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후에 회사에 이익이 생기면 투자액만큼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일단 생각해 보겠노라고 대답해놓곤 내려왔지만 여간 불쾌하지 않았고 물론 취업도 되지 않았다.

이력서를 내놓고 마지막 면접, 기획안 작성과 두 차례나 상경한 것을 포함해 무려 15일이란 기간을 보냈지만 내게 돌아온 것은 회사에 대한 엄청난 불신이었다. 시간과 비용뿐만 아니라 뼈저리게 느낀 절망감은 누가 보상할 것인가. 취업을 빙자한 이런 불법행위에 대해 노동부에 문의했으나 실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그리고 정 피해보상을 원하면 경찰서에 진정하라는 것이었다. 아직도 취업을 빙자해 투자나 물품판매를 요구하는 사례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데 실망을 금할 길이 없다.

이 종 남(충남 아산시 도고면 금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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