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LG '깜짝 빅딜' 남는 장사?

  • 입력 2001년 12월 13일 17시 22분


매덕스
LG 세이커스의 모험은 또다시 성공할 것인가.

LG는 지난 시즌 김태환 감독의 깜짝 영입, 조성원 조우현 보강 등 과감한 승부수를 던지며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했다. 한마디로 전격적인 물갈이로 톡톡히 재미를 본 것.

LG가 올 시즌 초반 중위권에 머물러 있는 부진에서 탈출하기 위해 다시 ‘대형 트레이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12일 전격적으로 코리아텐더와 용병 2명, 국내선수 2명 등 4명을 서로 맞바꾼 것.

전문가들은 이번 빅딜에서 LG가 남는 장사를 했다는 게 중론이다. 골밑 강화가 절실했던 LG는 ‘무늬만 센터’인 이버츠와 에반스를 내준 대신 포스트 플레이가 뛰어난 매덕스와 보이드를 받아들여 전력을 한층 끌어올릴 전망. 지난해 용병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뽑혔던 센터 매덕스는 빼어난 1 대 1 공격능력을 앞세워 평균 25점으로 득점 4위에 올라 있다. 보이드 역시 포스트맨치고는 단신인 1m92의 신장인데도 탄력과 스피드가 뛰어나 평균 22득점(9위) 12리바운드(5위)를 기록 중이다.

그동안 LG와 싸웠던 팀은 허약한 골밑보다는 조성원 조우현이 버틴 외곽과 속공을 막는 데 치중했던 게 사실. 하지만 앞으로는 포스트에도 무게가 실리게 돼 내외곽을 모두 봉쇄하는 수비 전략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김동광 감독은 “LG의 팀컬러가 바뀔 것 같다”며 “포스트가 강해지면 외곽 슈터들은 더욱 마음껏 슛을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LG에 입단한 포워드 송영진도 슬럼프에서 벗어나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다. 송영진은 비슷한 플레이 스타일로 포지션이 중복된 이버츠가 팀을 떠나면서 입지를 굳힐 수 있게 된 것. 또 골밑 부담이 적어져 장기인 외곽슛에도 적극 가담할 수 있다.

이 같은 낙관론과 달리 무리한 도박이 아니냐는 비관적인 목소리도 많다. 둔한 데다 나홀로 플레이가 심한 매덕스의 가세로 LG의 트레이드마크인 속공이 줄어들어 공격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 매덕스의 약한 체력도 문제다. 무릎 부상 후유증이 있는 매덕스는 올 1라운드에서 28.2점이던 평균 득점이 2라운드 들어서는 21.4점으로 떨어져 장기 레이스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

김태환 감독은 “골밑이 워낙 약하다보니 경기를 풀어 가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트레이드로 기존 장점을 살리면서 다양한 전술을 구사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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