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증권]하나은행…영화투자펀드, 은행권 첫선

  • 입력 2001년 12월 6일 18시 36분


하나은행은 6일부터 일선 지점에서 고객들에게 특이한 신탁상품을 판다. 100억원을 목표로 한 ‘시네마 투자신탁1호’다. 이 상품은 싸이더스가 제작하고 시네마서비스가 배급하는 한국영화 10∼15편에 투자해 영화관객수에 따라 흥행수입을 고객들에게 돌려준다.

보수적 성향을 지닌 은행에서는 주식 및 채권형신탁, 해외펀드가 전부였는데 이제는 영화펀드도 수익성을 낼 수 있다고 판단해 뛰어든 것.

쉬리, 공동경비구역JSA, 친구 이후 한국영화가 계속 흥행에 성공하면서 엔터테인먼트 산업도 정보통신이나 인터넷처럼 하나의 확실한 테마로 자리잡고 있다.

투자영역도 영화에서 음반 게임 애니메이션 무선인터넷 콘텐츠 등 ‘문화콘텐츠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국영화, 할리우드를 꿈꾼다〓올해는 ‘친구’ ‘신라의 달밤’ ‘엽기적인 그녀’ 등이 대히트를 쳤다. 현재 상영 중인 개봉작도 막대한 입장료 수입을 올리고 있다.

교보증권 김창권 연구원은 “올해 입장료 수입은 작년보다 46.5%나 늘어난 4826억원, 관객수는 24.3% 증가한 7671만명이 될 것”이라며 △대형영화관 등장 △한국영화의 수준향상 △금융자본의 적극적 지원 △할리우드 영화의 퇴조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김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제작비가 30억원인 영화는 관객수 59만명이면 제작비를 모두 충당할 수 있고 100만명이면 투자수익률(배급수수료+투자사수익+제작사수익)이 36.8%, 200만명이면 126%로 급증한다”고 말했다.

▽일반인 공모펀드 등장〓영화투자펀드는 그동안 인터넷에서 네티즌을 상대로 공모하거나 창투사들이 직접 투자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네티즌펀드는 창투사와 달리 투자자보호 장치나 자금운용에 대한 감시체제가 없어 ‘묻지마 투자’ 성격이 강했다.

하나은행이 손을 잡은 시네마서비스는 과거 5년간 연평균 영화투자수익률이 35% 정도다. 하나은행 신탁상품은 영화별로 투자하고 흥행에 실패해도 시네마서비스의 지주회사인 로커스홀딩스로부터 0.5% 배당을 받고 대히트를 쳐도 19%까지만 배당을 받는다. 초과수익은 홀딩스가 가져간다. 그러나 홀딩스가 망하면 0.5% 배당은 받지 못해 투자자가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이러한 구조를 바탕으로 하나은행은 고객들에게 연평균 7∼8% 수익률을 제시했다.

한국기술투자(KTIC)는 10월 말 108억원 규모(만기 5년)의 유무선 인터넷의 콘텐츠산업에 투자하는 조합을 결성하면서 문화관광부 이외에 일반인에게 45억원을 받았다. KTIC 리더스벤처 박동원 사장은 “연간 수익률은 30%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KTB네트워크도 엔터펀드 부문을 분사해 100억원짜리 영상투자조합을 결성했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시네마서비스가 배급한 주요 영화 투자수익률
영화명제작비
(억원)
관객수
(만명)
수익률
(%)
신라의 달밤33450283
엽기적인 그녀3050083
선물2411563
반칙왕24197185
비천무4620865
주유소습격사건21227246
주노명베이커리168-54
인디안썸머301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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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으면 좋겠다
2559-33
주:수익률은 영화제작비. 극장대여료 등 비용을 모두 제외하고 남은 수익율 투자자에게 배당한 금액을 기준으로 함.(자료:하나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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