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증시]'마의 벽' 넘은 美증시 줄달음칠까

  • 입력 2001년 12월 6일 18시 36분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5일(현지 시간) 마침내 ‘마의 벽’을 넘어섰다.

다우지수는 3개월 만에 10,000선을, 나스닥 지수는 4개월 만에 2,000선을 각각 회복했다. 미국 테러 사태 이후 다우지수 10,000과 나스닥지수 2,000은 턱밑까지 올라갔다가 번번이 되밀리곤 했던 지수대. 그 위로 올라설 경우 투자자에게 큰 심리적 안정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돌파 여부가 관심을 모았었다. 단기 급등했기 때문에 다시 아래로 하락할 가능성도 있지만 일단 오랜 시도 끝에 돌파에 성공했다는 점만으로도 투자자들은 환영하는 분위기.

이제 월가의 관심은 주가 상승이 대세로 이어질 것인지 여부. 미국의 경기순환을 공식 판정하는 국가경제연구국(NBER)이 미 경제가 10년에 걸친 사상 최장기 호황을 끝내고 3월부터 침체기에 접어들었다고 지난달 26일 발표한 데다 최근 주요 경제지표가 혼조를 보이고 있어 과연 증시가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 것인지를 진단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월가에선 주가 상승이 일시적인 반짝 장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이날 발표된 전미구매자관리협회(NAPM)의 지난달 비제조업분야 지수가 51.3을 기록, 10월의 40.6에 비해 가파르게 상승한 것이 증시 관계자들을 고무시키고 있다. 통상 이 지수가 50 이상일 때는 경기의 확장을, 그 미만일 때는 침체를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된다. 월가에선 11월 지수가 43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었다.

10월 소비자 지출이 2.9%의 증가율을 보이고 소매판매량은 7.1%, 내구재 주문량은 12.8%가 증가한 것도 낙관론을 뒷받침한다. 또 과거 경기침체기가 평균 11개월간 지속됐고, 경제가 회복되기 5∼6개월 전부터 주가가 올랐던 점도 증시에 대한 기대를 낳고 있다.

증시분석가인 찰스 블러드는 “미 경제가 실제로 바닥을 치고 상승 국면으로 진입한 것을 드디어 증시가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주이환 교보증권 책임연구원도 “심리적인 저항선을 돌파함으로써 이제는 투자자들이 약세장에 대한 우려를 떨칠 수 있게 됐다”면서 “단기간에 급등했기 때문에 조정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10,000, 2,000보다 한참 아래로 급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 연구원은 또 “경제지표가 받쳐주고 있고 기업들이 내년 실적 전망을 좋게 내놓고 있어 이제 추가로 나올 만한 악재는 전쟁 확산 정도”라고 덧붙였다.

반면 신중론자들은 아직 변수가 많이 있는 만큼 증시를 장밋빛으로 전망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한다. 국내총생산(GDP)이 3·4분기에 1.1% 감소한 데 이어 4·4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지난달엔 소매판매가 2.9%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는 등 경제 전망이 결코 밝지만은 않다는 것. 앞으로 추가 테러가 발생할 경우 투자 및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돼 불황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금동근기자·워싱턴〓한기흥특파원>gold@donga.com

미국시장내에서 뮤추얼펀드 형태별 투자자금 증감(단위:백만달러)
뮤추얼펀드의 구분11월중
총순유입
테러사태이후
총순유입
2001년
총순유입
주식형
(전체)
- 5,944-5,35620,039
글로벌 주식형 33-1,046-2,601
인터내셔널 주식형 170-2,022-2,809
이머징마켓 주식형 3 -226-1,245
공격적 성장형 2,2562,82216,432
기술주 220-541-2,999
(자료:AMG데이터, 미래에셋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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