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히딩크 “이제는 공격 축구”

  • 입력 2001년 12월 6일 18시 29분


한국축구대표 선수들이 6일 제주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서 가볍게 몸을 풀며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축구대표 선수들이 6일 제주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서 가볍게 몸을 풀며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볼은 이렇게 발등으로 정확히 맞춰 차는 거야.”

6일 제주 서귀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축구대표팀 훈련. 평소 그라운드를 돌며 목소리만 높이던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날만큼은 유례없이 2002월드컵 공인구인 피버노바에 적응을 못해 허둥대는 이동국과 차두리를 불러세워 직접 볼 차는 시범까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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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버노바가 이전 볼보다 반발력과 회전력이 뛰어나 킥이 조금이라도 부정확하면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곤 했던 것. 선수들은 이내 손쉽게 적응해 나가는 모습이었지만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기본기부터 다시 훈련받는 ‘수모(?)’를 감당해야 했다.

달라진 건 이뿐만이 아니다. 히딩크 감독은 이어진 슈팅 연습에서 직접 볼을 받아 공격수들에게 연결하는 ‘패싱 실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히딩크 감독이 이처럼 직접 볼을 다루며 선수들을 지도한 건 사령탑에 오른 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처럼 히딩크 감독이 온몸으로 대표팀 조련에 나선 것은 2002월드컵까지 남은 기간에 한국축구의 화력을 본격적으로 담금질해 ‘이기는 축구’를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

히딩크 감독은 지난 1년간 네덜란드식 압박 축구를 통해 수비 라인을 안정시키는데 훈련의 초점을 맞춰왔고 지난달 크로아티아전에서 그 결실을 확인했다. 이제 남은 건 상대 골문에 골을 넣을 수 있는 공격력. 특히 한국의 월드컵 본선 1회전 상대인 폴란드와 미국, 포르투갈이 노련한 수비라인을 갖추고 있는 만큼 ‘지키는 축구’만으로는 한국의 승리가 요원한 상황이다.

이같은 판단에 따라 히딩크 감독은 5일 히딩크호 출범후 처음으로 공격라인만 따로 빼내 집중 조련한데 이어 이날도 상황에 따른 득점 훈련에 비지땀을 흘렸다. 특히 송종국 최진철 김태영이 나란히 선 수비라인까지 바짝 전방으로 밀어 올려 언제 어디서든 기습적인 전진 패스가 가능하도록 선수들을 독려했다.

히딩크 공격 전술의 요체는 ‘짧고 빠른 전진 패스’. 최근 크게 향상된 미드필드에서의 강한 압박을 통해 상대 볼을 뺐는 즉시 최전방 공격수에게 효과적인 역습 패스를 연결, 골을 넣겠다는 것이다. 전원 수비, 전원 공격으로 집약되는 ‘토털 사커’의 양축중 나머지 한쪽을 완성한다는 계획.

이에 따라 한국은 9일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유례없는 불꽃 화력을 선보일 전망이다. 더불어 이동국 황선홍 설기현 김도훈 등이 자리다툼할 최전방 주전 경쟁도 그 어느때보다 열기를 뿜어내고 있다.

<서귀포〓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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