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검찰총장 탄핵안 제출

입력 2001년 12월 5일 18시 11분

한나라당은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이 진승현, 정현준, 이용호 게이트 등 ‘3대 게이트’를 비롯한 각종 비리 의혹 사건을 축소 수사하고 국회 법사위 출석 요구에 불응했다는 이유로 5일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한나라당은 탄핵안을 6일 본회의에 보고한 뒤 8일까지 표결 처리할 방침이나, 민주당은 물리적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이를 저지할 방침이어서 정국이 다시 한파(寒波)에 휩싸이고 있다.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안은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137명)의 찬성으로 가결되나, 한나라당 의석은 136석으로 1석 부족해 자민련 의원들의 동조 여부가 관건이 되고 있다.

하지만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검찰이 3대 게이트 수사에서 뭔가 덮으려 하는 경향이 있어서 검찰총장이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고는 했지만, 탄핵은 생각지 않고 있다”고 밝혀 탄핵안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한나라당은 탄핵안에서 “신 총장은 친동생이 ‘이용호 게이트’에 연루되어 물의를 빚었고, 각종 권력형 비리 사건의 수사에 대한 축소 은폐 의혹이 제기되게 함으로써 검찰의 중립성을 심각히 훼손했으며, 국회의 출석 요구를 정면으로 묵살해 탄핵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성명에서 “검찰을 권력의 사적 도구로 만드는 데 앞장선 신 총장을 방치할 경우 검찰 조직이 회생 불능의 상태에 빠지게 된다”며 “탄핵안 통과를 관철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신 총장 탄핵에 주력하기 위해 신건(辛建) 국정원장에 대해선 탄핵안을 내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이상수(李相洙) 원내총무는 “야당의 탄핵안 제출은 공권력을 무력화하려는 정략적 정치공세”라며 “결단코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이낙연(李洛淵) 대변인은 “검찰총장의 국회 출석을 일방적으로 요구해 놓고 이에 따르지 않는다고 탄핵안을 내는 것은 법에도, 국민 정서에도 맞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자민련 김학원(金學元) 원내총무는 “6일 의원들의 의견을 모아 탄핵안에 대한 찬반 당론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愼총장 불출석 사유서 제출▼

신 총장은 박헌기(朴憲基) 국회 법사위원장에게 제출한 답변서에서 “검찰총장의 국회 출석은 수사 및 소추권 행사에 직 간접적인 정치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높아 바람직하지 않다”고 불출석 사유를 밝혔다.

신 총장은 답변서 후반부에 3대 게이트 수사의 축소은폐의혹에 대한 검찰의 입장을 밝힌 ‘보고사항’을 첨부하고 “수사 중인 사건이 공개될 경우 처벌 가능한 범죄가 암장될지 모르는 위험이 있으므로 추후 수사상황을 지켜봐 달라”고 주문했다.

<송인수·윤종구·정위용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