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재테크]청약통장, 내년3월전에 써야 '돈버는 통장'

  • 입력 2001년 11월 29일 17시 30분


청약통장으로 동시분양 아파트를 분양 받으려면 내년 3월 27일 이전에 하라.

이달초 서울 10차 동시분양에서 동작구 상도동 삼성 2차 래미안 아파트의 30.9평형은 15가구 분양에 2973명이 몰려 무려 198.2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10차 동시분양에서는 올들어 가장 많은 물량인 36개 단지에 3900여가구가 분양을 해 평균 14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기존 아파트의 인기는 떨어지고 있는 반면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에 대한 청약열기는 너무 높아 ‘과열’이나 ‘거품론’까지 나오고 있다.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는 사람들 중 실수요자들도 있지만 투자를 목적으로 한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새로 지어 분양하는 아파트에 대한 높은 경쟁률은 내년부터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강남 일부 지역 등 이른바 투자 가치가 높다고 알려진 곳에 분양하는 아파트의 경우 경쟁률이 천정부지로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은 정부가 2000년 3월 27일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을 바꿔 ‘1가구 1통장’에서 ‘1인 1통장’으로 청약통장 가입자격을 바꾸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 시장 활성화를 위해 20세 이상이면 무주택 세대주 여부에 관계없이 누구나 청약통장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관련 규정이 바뀜에 따라 민간업체가 짓는 일반분양 아파트를 신청할 수 있는 주택청약예금과 청약부금 가입자는 폭발적으로 늘었다.

건설교통부와 주택은행 등에 따르면 99년 청약예금과 청약부금 가입자(예금 계좌수)는 각각 67만7502명과 63만8624명이었으나 2000년 말에는 각각 156만517명과 191만3562명으로 급증했다.

올해 10월말 현재 청약예금 가입자는 136만499명, 청약부금 가입자는 180만4371명으로 집계됐다.

청약예금과 부금에 가입해 2년이 지나 내년 3월말 1순위 자격을 얻는 사람들이 줄잡아 300만명이 넘을 것이란 전망이다. 1순위 청약자격을 가진 사람들이 수익성이 높은 아파트 청약에 몰리는 경우 사상 처음으로 수천대 1의 경쟁률이 나올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청약통장 가입자가 늘어 일반분양에 청약을 신청해 당첨받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워지면서 벌써부터 ‘청약통장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 이런 현상은 내년 3월말 이후 ‘1인 1통장’ 세대가 1순위 자격자로 대거 청약시장에 참여하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에 비해 올 10월 말 현재의 청약예금과 부금가입자가 10만∼20만명 이상 줄어든 것은 점점 원하는 지역과 평형의 아파트 당첨확률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작 실수요자는 프리미엄이 붙은 분양권을 사지 않으면 집 장만을 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셈이다.

인터넷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의 김희선 상무는 “분양 아파트 청약 환경이 내년 3월을 고비로 큰 변화가 있는 만큼 내 집을 마련하려는 사람들은 자신이 갖고 있는 예금이나 부금통장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1순위자라 해도 서울지역 거주자가 서울지역에서 분양되는 아파트에 우선권이 있는 등 세부적인 내용에 맞춰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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