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묻지마 청약'에 '믿지마 프리미엄'

  • 입력 2001년 11월 28일 18시 36분


서울지역 동시분양 청약에서 높은 경쟁률을 나타낸 아파트 가운데 상당수는 ‘분양권 웃돈(프리미엄)’이 시중 금리보다도 낮아 신규 분양 청약시장에 거품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부 아파트는 청약 경쟁률은 낮았지만 나중에 입지조건 등이 좋은 것으로 평가돼 높은 프리미엄이 붙었다.

본보와 부동산 정보 격주간 ‘부동산 플러스’가 올해 1∼10차 동시분양에서 분양된 아파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23개 평형이 1순위 청약에서 5 대 1 이상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그러나 이들 중 분양가 대비 프리미엄 상승률이 시중금리 수준(5% 기준) 이상을 보인 아파트는 36.65%인 45개 평형에 불과했다. 또 이같은 상승률은 프리미엄 분양권 전매 가격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취득세 등록세 등을 감안하면 5% 이상 수익을 올린 평형수는 더욱 줄어든다.

▽‘거품 경쟁률’ 아파트〓분양 당시 43.5 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인 서울 강남구 청담동 A아파트 42평은 분양가 3억 7000여만원에 프리미엄이 평균 2500만원 붙어 분양가 대비 가격 상승률이 6.8%였다. 이 아파트는 일반분양 대상이 비인기층에 많아 경쟁률이 낮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경쟁률이 높아 의외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분양 초기 25 대 1에 가까운 경쟁률을 보였던 서초구 방배동 B아파트 32평은 분양가 2억 8800만원에 프리미엄이 850만원으로 수익률은 약 3%에 불과했다.

‘경쟁률 거품’은 유명 업체의 아파트도 예외가 아니었다. 5차 동시분양에서 32.7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던 대형 건설업체의 강동구 길동 C아파트 33평은 분양가 2억 9500만원에 비해 프리미엄은 2500만원(수익률 약 6%)으로 기대에 못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초구 서초동 D아파트 61평도 프리미엄은 2800만원이 넘었지만 수익률은 4% 선에 그쳤다.

▽‘저평가 경쟁률’ 아파트〓경쟁률은 낮지만 분양후 평가가 높아져 높은 수익을 올리는 아파트들도 있다. 3차 동시분양에 나온 목동 현대 I파크 22평은 경쟁률이 3.2 대 1로 높지 않았지만 프리미엄 상승률이 13%가 넘었다. 역세권 아파트로 실수요자가 많이 몰렸기 때문이라는 것이 주변 중개업소의 분석이다. 서초구 서초동 동원아파트 31 평형 역시 경쟁률은 주변 아파트중 비교적 낮은 6.3 대 1이었지만 수익률이 20%가 넘고 있다. 지하철 3호선 양재역 및 양재나들목과 가깝고 우면산에 인접한 주거환경 등에 대한 재평가가 작용했다.

▽경쟁률이 프리미엄 지표인 아파트〓올해 분양된 아파트중 705 대 1로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한 송파구 문정동 삼성래미안 33평은 분양가 2억 4200만원에 평균 프리미엄이 6300만원으로 26%의 수익률을 보였다. 반면 미달 사태를 보인 구로동 E아파트는 수익률이 1%였다.

부동산플러스 권순원 부장은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거품 경쟁률’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저금리 상황에서 분양권 전매를 통한 시세차익이 재테크 전략으로 떠오르면서 ‘묻지마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데다 속칭 ‘떴다방’ 등이 끼어들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동시분양 아파트의 청약경쟁률과 프리미엄 상승률(수익률)
▶경쟁률은 낮지만 수익률 높은 아파트
아파트 이름평형지역동시분양 시기경쟁률수익률(%)
월드메르디앙32강서구 등촌동2차1.210
312.510
I파크22양천구 목동3차3.213
I파크42성북구 종암동10차2.09
e편한세상32구로구 신도림동5차5.113
▶경쟁률도 높고 수익률도 높은 아파트
삼성래미안 33송파구 문정동 5차705.026
롯데캐슬파크24성동구 성수동3차60.322
한신오페라하우스30강남구 청담동3차189.618
동원31서초구 서초동3차33.318
삼성래미안2차31동작구 상도동10차198.217
(자료;부동산플러스 www.pluspia.co.kr 02-664-7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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