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성도 몰라 이름도 몰라"

  • 입력 2001년 11월 25일 20시 01분


2001-2002 프로농구.

예년에 비해 각팀에 소속된 2명의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이 업그레이드되고 평준화되었다.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뛰어난 대구동양과 인천SK는 상위권을 유지하고 반면 외국인 선수의 절대열세를 보이고 있는 서울SK와 전주KCC는 중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이처럼 팀전력의 50%이상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도에 따라 소속팀이 울고 웃는 현실이고 보니, 외국인 선수의 중요도는 커져만 가고 있다.

조그만 부상과 실력이 처지는 상황에 이르면 팀전력에 누수가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 과감없이 대체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여 실전투입한다. 1승이 아쉬운 형편에 손발을 맞추는 시간은 사치고, 한국프로농구의 적응기간도 필요없다. 뛰면서 적응하라는 논리이다.

이렇다보니 한국에서 코리안드림과 제2의 선수인생을 살려는 외국인 선수들중에는 1라운드가 끝나기가 무섭게 한국프로농구의 미적응과 기량미달, 부상의 이유등으로 고향으로 돌아가라는 통지를 받는다.

올시즌에도 벌써 여러 명이 한국프로농구를 떠났다.

원주삼보의 조나단 비어봄은 트라이아웃에 뽑혀 팀훈련을 하다 불성실의 이유로 시즌이 되기전에 퇴출되어 해리 리브즈로 교체되었다.

또한 서울SK는 연습중 부상을 당한 그렉 스프링필드를 대신해 테런스 무어를 영입했다. 그러나 대체 용병 테런스 무어도 한두게임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자 급기야 1라운드가 끝나갈 무렵 다시 에릭 마틴이란 새 외국인 선수를 들여왔다.

전주 KCC도 외국인 선수 바꾸기에 여념이 없다.

재키 존스와 함께 뽑았던 르나드 존스가 1라운드도 마치지 못하고 기량미달이란 꼬리표를 달고 퇴출시켰다. 여기에 재키존스의 부상까지 겹치며 전주KCC는 캔드릭 브룩스와 크리스 화이트 두명을 교체했다.

1라운드가 끝난 지금 벌써 4명이 떠나고 3명의 새로운 얼굴들이 들어왔다.

왠만한 농구전문가 아니면 누가 어느팀 소속이고, 누가 나가고 들어왔는지 알 수 없을 정도이다.

가뜩이나 연고지 변경과 팀명칭 변경이 많아 혼동스러운 판에 외국인 선수들까지 바꾸고 바뀌는등 농구팬들은 편안히 앉아 경기관람하기도 바쁜데 팀명칭에다 외국인 선수이름 외우기까지 정신이 없을 정도이다.

이제 1라운드가 끝났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 교체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1라운드 경기결과 일부 몇팀의 외국인 선수가 퇴출 물망에 오르며 팀컬러와 기량미달등을 이유로 퇴출이 거론되고 있다.

2라운드중반이나 끝날때쯤이면 또 새로운 외국인 선수가 코트에 등장, 팬들은 또다른 이름을 외워야 한다.

각팀들은 전력의 절반을 채우기위해 외국인 선수 바꾸기에 정신 없고, 농구팬들은 농구판의 절반을 채우고 있는 외국인 선수 이름외우기에 바쁘고 요즘 농구판은 정말 바쁘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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