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히메네스 ‘여유’ 보기없이 3언더

  • 입력 2001년 11월 23일 18시 30분


히메니스가 2라운드에서 티샷을 날린 뒤 공의 방향을 좇고 있다.
히메니스가 2라운드에서 티샷을 날린 뒤 공의 방향을 좇고 있다.
스페인의 골프스타 미구엘 앙헬 히메네스(37). 그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동네 아저씨 같았다. 아랫배가 볼록하게 나와 바지는 배꼽아래에 걸쳐져 있었고 콧수염까지 길러 우스꽝스럽기까지 했다. 퍼팅 연습을 할 때 시가를 물고 있는 모습에서는 여유가 넘쳤다. 통산 상금랭킹 10위에 올라 있고 올해 마스터스(공동 10위)와 브리티시오픈(공동 3위) 등 메이저대회에서 잇따라 ‘톱10’에 들었던 승부사다운 면모는 찾기 힘들었다.

그런 히메네스가 23일 대만 타이베이 타이GC(파72)에서 열린 BMW아시안오픈(총상금 150만달러) 2라운드에서 눈부신 기량을 과시하며 우승권으로 성큼 나섰다.

강풍을 뚫고 보기 없이 버디만 3개 낚는 깔끔한 플레이로 3언더파 69타를 친 것. 중간 합계 5언더파 139타를 기록, 단독 선두인 무명 야르모 산델린(스웨덴)을 1타차로 바짝 쫓고 있다.(오후 4시30분 현재)

이번 대회 코스는 120개나 되는 벙커가 여기저기 널려 있어 이것이 스코어를 결정짓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는 게 대회 주최측의 예상이었다. 히메네스 역시 이날 전반에만 3차례를 포함해 5차례 벙커에 공을 빠뜨렸으나 정확한 벙커샷으로 번번이 위기에서 탈출했다. 특히 8번홀(파4)에서는 세컨드 샷이 벙커에 그대로 떨어져 공이 절반 이상 박혔으나 서드샷을 컵 1m 지점에 바짝 붙이는 묘기를 선보였다. 올 유럽투어에서 샌드세이브율 4위(78.7%)에 오른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한 셈. 히메네스는 “보기를 하지 않은 데 의미를 두고 싶다”며 “매홀 샷 하나 하나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사’ 최광수(엘로드)는 몇 차례 쇼트퍼팅을 놓치면서 1오버파에 그쳐 합계 4오버파 148타로 2라운드를 끝냈다. 강욱순(삼성전자)은 9번홀(파4)에서 135야드를 남기고 7번 아이언으로 친 세컨드 샷이 이글로 연결됐지만 합계 15오버파의 ‘민망한’ 성적을 기록하고 말았다.

<타이베이〓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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