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경제에세이]'신데렐라'로 거듭나기

  • 입력 2001년 11월 21일 19시 13분


갑자기 유명해진 사람을 흔히 신데렐라에 비유한다. 신데렐라 콤플렉스는 바탕 있는 미모에다가 마술사가 만들어준 드레스를 입고 철없는 왕자를 만남으로써 하룻밤 사이에 사실상 하녀같은 신세에서 왕자비로 변신한데서 비롯된다. 하지만 이같은 편견에서 벗어나 신데렐라 이야기를 뒤집어보면 뼈를 깎는 그녀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사회로 진출하는 것은 신데렐라의 경우와 같이 부엌데기에서 왕자비가 되는 것 이상의 변화다. 과연 자신이 신데렐라처럼 남몰래 기품을 기르고 춤 연습을 할만큼 준비하고 그 변화를 맞이했는지는 자문해 봐야한다. 특히 사회구조 안에서의 역할 수행에 대해 상대적으로 접근 훈련이 어려운 여성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다.

시간이 흐르고 일정한 지위에 오르면 그에 걸맞는 능력이 쌓인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점차 전설 속의 이야기가 되어가고 있다. 자신이 속하고 싶은 사회를 선택한다면 그 사회가 원하는 능력을 갖추는 일은 어찌보면 일종의 의무다. 예를 들어 전문직(프로페셔널)을 선택했다면 전문가로서의 자신이 갖추어야 할 성공요소에 대한 파악은 기본인 것이다.

‘워킹우먼’이라는 영화에 출연한 멜라니 그리피스는 자신이 가진 재능과 명석함이 남들에게 받아들여지는데 있어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를 자신의 상사를 보면서 깨닫는다. 명석한 사고를 표시하기에 적당한 속도와 톤의 목소리,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우아한 옷차림과 행동, 자신에 대한 긍지와 자신감, 그리고 끊임없는 노력을 필요로 했다. 성공요소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 때문에 그녀는 동료와 고객들에게 점차 책임자로 인식됐으며 도움과 신뢰를 끌어냈다. 그 결과 어린애같은 말로 수다를 떨던 사무직 아가씨가 어엿한 매니저로 변신했다.

사회로 진출하는 과정은 이렇듯 원래의 나를 다시 디자인하고 자리매김하는 작업을 요구한다. 많은 재능을 가진 뛰어난 여성들이 경제활동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미래에 눈을 두고 현재를 준비시기로 삼는 사람에게 더 많은 기회와 운이 따르는 것이다. 여성경제인으로서 나는 미래에 어떤 모습을 원하고 있는지, 원하는 모습에 대한 준비는 철저히 하고 있는지, 올해가 가기 전에 다시 한번 되짚어봐야 할 것이다.

주지원<보스턴컨설팅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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