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활동 중인 김연자는 조총련계 재일동포 리철우씨의 기획으로 4월 평양과 함흥에서 공연해 성공을 거두었고 이 공연은 TV에서 녹화, 방영됐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연구소 이영미 연구위원은 최근 발간된 반년간지 ‘통일과 문화’(당대)에 기고한 ‘최근 방북 공연과 김연자 공연의 시사점’이라는 논문에서 그 이유를 북한주민의 노래 취향과 정치적 맥락 등 두가지로 분석했다.
먼저 이위원은 김연자 공연에 대해 북한측이 △창법에 민족적 정서가 짙고 △기교와 형식이 세련됐다고 평가한 데 주목했다.
김연자는 1980년대 데뷔한 트로트 가수 중 록의 영향을 받지 않은 ‘이미자 창법 계보의 마지막 전수자’라는 게 이위원의 분석. 이 창법은 맑고 깨끗한 음색과 부드러운 발성이 특징으로 현재 북한 가수들의 창법과 유사하다.
이 창법에 대한 북한 주민의 선호는 1999년 북한에서 공연한 가수 최진희에 대한 평가와 대조된다. 당시 평양의 봉화예술극장 음향기사는 최진희에 대해 “소리를 쥐어짜는 듯하다”며 거부 반응을 보였는데 이 위원은 “록창법을 수용한 발성 때문일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 위원은 정치적 맥락에서 김연자의 공연이 ‘예정된 성공’이었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김연자의 공연은 북한이 최대 명절로 치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에 이뤄졌다. 이위원은 “김연자의 공연 시기나 TV 방영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구도아래 기획된 것으로 보인다”며 “정치적 부담을 피하기 위해 남한 출신이지만 일본에서 활동중이고 북한 주민의 취향에 맞는 김연자를 선택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은령기자>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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