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이슈]의협 정치참여 선언…"의약분업 전면 재검토 필요"

  • 입력 2001년 11월 18일 15시 56분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내년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18일 정치참여를 공식 선언해 큰 파장이 예상된다.

의협은(회장 신상진·申相珍)은 18일 오후 2시반 서울 서초구 반포동 강남성모병원 마리아홀에서 전국 시군구의사회 회장단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 의사 대표자 결의대회 를 열고 의약분업 전면재검토와 정치세력화 를 선언했다.

의협은 이날 "의사가 주체가 된 의료정책을 시행하기 위해 회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정치세력화할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주수호 공보이사는 정치참여 형태에 대해 "독자 후보를 내거나 정당을 만들지는 않을 것이며 특정정당을 지지하거나 현행법이 금한 낙선운동도 벌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후보자 초청 토론회나 공청회 등을 개최하고 지역사회의 덕망있는 의사가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출마하면 적극 지원할 것 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의협의 정치참여 이유에 대해 그간 정부 의료정책에 이끌려온 자세에서 벗어나 국민건강을 지키고 올바른 의료정책을 세우기 위해 필요하다 고 말했다.

의협은 정치세력화의 첫 작업으로 의사의 정치세력화를 위한 특별위원회 와 의약분업 전면 재검토를 위한 특별위원회 등 두 개의 특위를 구성했다.

▽배경=의협 관계자는 정치세력화 선언의 배경에 대해 지난해 의약분업 도입과 의료계 폐업 소동 과정에서 정부 당국은 물론 다양한 사회세력과 충돌하면서 정치 세력화 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이 계기가 됐다 고 설명했다.

또 올들어 건강보험 재정 위기로 의사들이 부도덕한 집단으로 몰리게 된 상황도 자기방어 차원의 대응을 모색하도록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대한약사회가 수십년 전부터 똘똘 뭉쳐 선거 때는 물론이고 수시로 정부와 정치권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쳐온 점도 이번 선언의 한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전망=한국 사회를 대표하는 전문가 집단의 하나인 의협이 정치참여를 선언한 것은 성공 여부를 떠나 선언 자체만으로도 폭발적인 파괴력을 갖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 이어 의협이 정치참여를 선언함에 따라 앞으로 각종 이익단체가 뒤따라 정치세력화 선언을 하고 나설 수도 있다.

의협이 비록 특정 정당 지지선언 등을 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5만6000명의 회원을 비롯해 가족과 의료계 유관 인사에 미치는 강력한 영향력을 고려해 볼 때 정치적으로 막강한 유권자 그룹 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파장=이 선언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도 만만찮다. 법조계는 의협의 정치참여에 대해 의협의 설립 목적에 위배되며 위헌소지가 있다는 점을 들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의료전문 신현호 변호사는 의협의 정관에는 정치활동 부분이 없어 의협의 설립 목적에 어긋난다 고 말했다.

이 선언은 또 의료법상 의협에 의무적으로 가입하게 되어있는 5만6000여 회원 개인의 양심의 자유, 의사표현의 자유 등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받고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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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협 정치참여 배경과 전망
- 의협 주수호 공보이사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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