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동양 5연승 선두 돌풍…김진 감독 용병술 위력

  • 입력 2001년 11월 16일 18시 21분


김진 감독
김진 감독
98∼99시즌 32경기 연속 패배 끝에 최하위, 99∼2000시즌 8위, 2000∼20001시즌 최하위. 프로농구 동양 오리온스의 최근 3년 성적표를 들여다보면 참담 그 자체다.

그런 동양이 15일 쾌조의 5연승을 기록하며 마침내 팀 창단 후 처음으로 단독선두로 나서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동양의 5연승은 정규시즌 5위에 올랐던 97∼98시즌 이후 팀 최다 연승 타이기록.

동양이 이처럼 폭발적인 상승세를 타게 된 데는 김진 감독(40·사진)의 용병술이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 95년 현역에서 은퇴한 김 감독은 96년 창단 코치로 동양과 인연을 맺었다. 지난 시즌 중반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맡은 그에게 이번 시즌은 실질적으로 선수선발과 전술 등에 걸쳐 전권을 휘두르는 첫 무대.

김 감독은 우선 지는 데 익숙해 있던 팀 분위기를 바꾸는 데 주력했고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전용 체육관이 없는 열악한 환경이었으나 구단에 적극 건의를 해 올 6월 용인에 숙소와 연습장을 마련, 선수단 사기를 끌어올렸다. 다른 팀에서 고참선수를 트레이드해와 팀워크를 끌어올리는 발판으로 삼기도 했다.

신인과 용병을 통한 전력보강도 이루어졌다. 새내기 김승현의 영입으로 취약 포지션인 포인트 가드 문제를 해결했고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는 힉스와 페리맨을 영입해 포스트를 강화시켰다. 그동안 동양은 전희철과 김병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게 사실. 김 감독은 이름값만 갖고 늘 뛰게 하던 관례를 깨고 상황에 맞는 선수 기용으로 승률을 높였다.

15일 창원 LG전에서는 김병철 대신 수비 전문 위성우를 투입해 승리의 발판을 삼은 것은 그의 용병술을 보여주는 좋은 예. 예전 같았으면 출전시간이 줄어 입이 나왔을 주전스타들이 요즘은 궂은일과 수비에 치중하는 달라진 면모를 보이고 있다.

동양은 시즌 평균 득점 95.3점으로 10개 팀 가운데 2위에 올라 있으며 평균 실점도 86.0점으로 3위. 그만큼 공수에 걸쳐 흠잡을 데가 없다.

김 감독은 “아직 승리에 도취될 상황은 아니다”며 “수비를 더욱 강화하고 선수 기용폭을 넓혀 우리의 초반 기세가 찻잔 속 태풍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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