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대영제국을 지키는 '마카크' 원숭이

  • 입력 2001년 11월 16일 17시 10분


지브롤터의 바위산은 미국인들에게 유명 보험회사의 광고 때문에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영국인들에게 있어 지브롤터 바위산에 사는 꼬리 없는 원숭이는 영국의 건재함에 대한 상징이다.

전설에 따르면 스페인 남부 지역 바위산에 '꼬리 없는 원숭이'가 계속 사는한, 영국은 지브롤터를 계속 지배한다고 전해진다. 영국인들은 이 전설을 지키기 위해 이따금 이 원숭이들을 인공적으로 번식시키고 있다. 사실 이 원숭이들은 '마카크'라고 불리는 짧은 꼬리 원숭이다.

필자와 필자의 여행 동료는 지브롤터 국경 근처 스페인 마을인 '라 리니아'에 밤늦게 도착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두텁고 자욱한 안개 속에서 우뚝 솟아 있는 거대한 '바위 산'을 맞닥뜨렸다.

우리는 차를 타고 국경을 건너는 대신 걸어서 넘기로 결정했다. 스페인 국경을 넘으면 바로 지브롤터 공항과 연결된다. 이 공항은 원래 영국이 2차세계대전 기간동안 바위 산의 일부을 닦아 만들어 놓은 것이다.

공항 근처에는 관광객들이 공항 주기장을 가로질러 가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제트기들의 움직임이 잠시 멈추고 건너가도 좋다는 신호등이 켜지면 사람들이 움직인다.

일단 지브롤터에 들어서면 다양한 지역 사람들이 섞여 살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국경을 접하고 있는 스페인 사람, 해협건너 모로코 사람 외에도 인도, 이탈리아에서 온 사람들도 많다.

재미있는 것은 이들 모두 서툴지만 영국식 영어를 한다는 점이다. 필자와 동료는 스페인을 여행하는 동안 고등학교때의 녹슨 기억을 되살려 스페인 말을 하느라 녹초가 된 터라 영국 영어를 듣게 되자 마치 오아시스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우리는 공항을 지나 윌리스 거리로 가는 직선 코스로 접어 들었다. 윌리스 거리는 바위산으로 가는 등산로가 시작되는 곳이다. 바위산의 높이는 360미터 정도 밖에 안된다. 바위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잘 포장돼 있어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이곳에 설치된 케이블카는 바위 산 정상에 약간 못미친 곳까지 관광객들을 실어 나른다.

바위산 위쪽 (Upper Rock)은 대부분 자연보호지역이다. 바위산에 사는 원숭이들은 케이블카 정류소 중간 지점과 '그레이트 시즈 터널' 근처에 모여 살고 있다. 이 터널 역시 2차세계대전 당시 군사적인 목적에서 바위산을 꿰뚫어 만든 것이다.

이 원숭이들은 절반쯤 길들여져 있어 관광객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다. 미국에서라면 원숭이들은 철책 바깥에 있고 곳곳에 야생동물과 어울리지 말라고 경고하는 표지판이 붙어있겠지만 이곳의 원숭이들은 사람을 잘 따른다. 바바리 마카크(Barbary Macaque)라는 이름의 짧은 꼬리 원숭이는 유럽 유일의 야생 영장류이기도 하다.

지브롤터에서 가볼만한 곳 중 하나는 세인트 Michael 동굴이다. 천연 석회동굴인 이곳에서는 종유석과 석순을 볼 수 있다. 신석기 시대 유적지이기도 한 이 동굴은 현재 콘서트와 연극 무대로 사용된다.

「AP=Lisa Marie Pane / 번역 박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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