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밀착취재]"5년내 업계 10위권 진입" 변 탁 태영사장

  • 입력 2001년 11월 15일 18시 55분


민영 방송국인 SBS의 최대 주주업체로 일반에게 알려진 ㈜태영은 설립된 지 27년된 중견 건설업체. 건설업체 모임인 대한건설협회가 매년 업체의 기술 경영 수주 능력 등을 종합 평가해 서열을 매기는 ‘건설도급순위’에서 21위에 자리잡고 있다. 주가는 2만5450원(14일 종가 기준)으로 요즘 건설업계의 ‘황제주’로 평가받는 LG건설(1만2600원), 대림산업(1만2100원)보다 배 이상 높은 초우량 기업이다.

태영은 최근 ‘연말까지 부채를 모두 갚고 내년부터는 무차입 경영에 나서겠다’고 선언해 업계에서 화제가 됐다. 건설업은 특성상 한 개 사업에서 수십 억원, 때로는 수백 억원의 선(先)투자가 필요한 때가 많다. 또 한두 개의 사업만 하는 중소업체가 아닌 태영 같은 대기업에서 무차입 경영은 불가능에 가깝다.

궁금증을 풀기 위해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인 변탁(卞鐸·63) 사장을 만났다. 태영의 설립자이자 오너인 윤세영(尹世榮) 회장의 처남인 그는 14년간 태영 사장직을 맡고 있다. 또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다음달 4일 건설협회로부터 건설경영 대상을 받는다.

-무차입 경영을 선언한 이유는…. 또 실현 가능성은 있나.

“평소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을 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9월 말 현재 부채가 140억원 정도로 연말이면 다 갚는다.”

-요즘처럼 금리가 싼 때 적당한 수준의 부채는 필요할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견실한 재정상태를 유지해야 나중에 사업다각화 등으로 자금 수요가 생길 때 돈 빌려오기도 쉽다고 생각했다.”

-사업 확대 계획은 있나.

“지금 당장은 없다. 2, 3년 이내에 좋은 기회가 올 것으로 기대한다.”

-태영의 중장기 발전 계획은….

“앞으로 5년 이내에 건설도급순위 10위권 내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정 여건 등을 감안하면 좀 더 키울 수 있을 텐데….

“무리하지 않고 내실을 기한다는 게 우리 회사의 기본 경영방침이다. 무작정 회사를 키우기보다는 직원들이 만족스럽게 일할 수 있는 삶의 터전을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

실제로 태영에서는 정년퇴직이나 전업 등으로 인한 퇴직자를 제외하곤 회사를 그만두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회사관계자들은 자랑한다. 또 2년 전부터 협력업체에 지급하는 공사대금이나 물품대금을 모두 현금으로 결제하고 있다. 대부분의 건설업체가 3∼6개월 만기 어음을 대금으로 지급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진짜로 대금을 현금으로 주나.

“공정거래위원회가 올 상반기에 실제 여부를 조사한 뒤 잘한다고 칭찬했다. 물어보면 안다.”

-자금 부담이 클 텐데 어음을 쓰지 않는 이유는….

“협력업체가 잘 돼야 태영의 경쟁력이 유지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변 사장은 98년 복장협회가 ‘올해의 베스트드레서’로 선정했을 정도로 뛰어난 패션 감각을 자랑한다. 매일 입을 옷을 직접 고르는 것은 물론 쇼핑도 직접 한다는 그에게 옷 잘 입는 요령을 물었다. 대답은 간단했다. “성의만 있으면 됩니다.”

▼변탁 사장은▼

△38년 경북 문경 출생

△경동고·단국대 상대·서강대

사회정책학대학원 졸업

△63년 대한통운 입사

△67년 봉명 입사

△77년 태영 입사

△88년∼현재 태영 사장

△2001년 1월∼현재 대한스키협회 회장

△2001년2월∼현재대한올림픽위원회 (KOC) 상임위원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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