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칼럼]NBA에 발을 들여놓은 신인들

  • 입력 2001년 11월 14일 13시 40분


시즌이 개막하고 두 주가 지났다. 개막한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리그내 흥미진진한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 Joe Smith 복귀 후의 Minnesota Timberwolves의 무패 행진. Iverson 복귀 전의 Philadelphia 76ers의 무승 행진. Michael Jordan의 여전히살아있는 득점. Charles Oakley의 여전히 살아있는 입. Penny Hardaway의 부활. Lamar Odom의 출장정지. New Jersey Nets와 Detroit Pistons의 분전, Utah Jazz와 Miami Heat의 부진. 지역방어. 하여간, 이런 모든 사건들이 NBA 팬들을 즐겁게 또는 그 반대로 만들게 한다. -믿거나 말거나- 그래서 NBA는 재미있다.

그 중에서도 무엇보다 리그에 새로움과 신선함을 안겨 주는 이번 시즌 신인들의 활약이 여타 어느 시즌 때처럼 필자를 즐겁게 만드는 것 중 하나이다. 비록 개막한지 얼마 안 되었지만, 벌써부터 발군의 활약을 보이며 시선을 모으는 신인, 부상으로 별로 뛰어보지도 못하고 있는 신인, 실망을 안겨 주는 신인, 기량을 있으나 팀에 적응하지 못하는 신인, 팀 형편상 출장기회를 잡지 못하는 신인들. 정말 모두 한번에 들어온 선수들이지만 가지각색의 결과를 보이고 있다.

이번 시즌 재미난 현상은 드래프트 상위 랭커들이 하위 랭커들에 의해 현저히 처지고 있다는 점이다. 연마다 난이도 변화가 천차만별인 수능의 성적처럼 지명순위가 프로에서의 기량을 좌우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같은 현상의 가장 큰 이유는 고교졸업 선수들의 프로 직행 러시에 있다 하겠다. 리그내 많은 우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최근 고교졸업선수의 NBA직행은 사실상 나쁘지 않아 보인다. Kevin Garnett, Kobe Bryant, Tracy McGrady 같은 톱수퍼스타들이 그 같은 코스를 통해 배출했으며, Jermaine O'Neal, Rashard Lewis, Al Harrington, Darius Miles도 스타대열에 낀 선수들이다. 물론 Leon Smith같이 선수인생을 망친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프로입단 후 3-4년이 지나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되는 장사’임이 입증되었기에 때문에 많은 팀들이 고교졸업선수 지명과 조기진출 선수들의 지명에 열을 올렸고, 골밑선수들이 대거 드래프트를 신청한 이번 드래프트에선 경쟁적으로 그들을 뽑게 되었다. 게다가 과거 대학에 들어가기힘든 선수의 경우에나 어쩔 수 없이 프로의 문을 두들겼지만, 최근 들어서는 고교당시 훌륭한 학업 성적을 거두고도 NBA 직행을 하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이번 시즌 Cleveland Cavaliers에 지명된 DeSagana Diop가 그 좋은 예이다. 수요가 있으니 공급도 있는 것. (* 그렇지만 여전히 개인적으로 고교졸업선수의 직행은 반대이다.)

1라운드 선수 중 4학년을 모두 마친 선수들은 Shane Battier, Jamaal Tinsley, Brendan Haywood, Jeryl Sasser 등 정말 손가락으로 뽑을 만 하다. 그래서 기량과 잠재력은 무궁무진하지만, 프로로서 준비가 덜 된 어린 선수들이 입단 첫해부터 고전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고교때 상대보다 신장, 기량과 힘 모든 면에서 비교가 안 되는 NBA 선수들, 정규시즌 맞붙게 되는 엄청난 상대팀 수비의 압박 때문에 고교 시절 언제나 최고로 군림했던 그들로서도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주눅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을 지명한 팀들로서도 이번 시즌 그들에게 20득점, 10리바운드를 바라는 것보다 리그내 착실히 적응하기를 바랄 것이다. Kevin Garnett조차 첫 시즌에는 10.4득점, 6.4리바운드에 그친(?) 바 있다.

최근 급증한 유럽선수들의 진출도 눈에 띨 만하다. 게다가 유럽출신 신인들은 시즌 초반부터 괜찮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이유인즉, 유럽선수들은 어린 나이에서 유럽의 프로리그 팀에 입단하여 이미 프로로서의 자질을 갖춘 상태에서 NBA에 진출한 이후 적응도가 고교선수들에 비해 상당히 빠르다. 특히 농구의 지속적인 보급으로 미국과 유럽농구 사이의 그 편차가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서, 유럽리그는 NCAA에 못지않은 좋은 준비단계가 되고 있다. 게다가, 많은 정상급 유럽선수들은 NBA 진출을 노리고 언어소통을 위해 조기에 영어공부를 하는 선수들도 꽤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신인 중에서 벌써부터 Pau Gasol, Tony Parker, Andrei Kirilenko 같은 유럽파 신인들은 두각을 보이기 시작한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을 것이다.

자 이제부터-이른 감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현재까지 보여진 신인들의 활약을 토대로 All-Rookie First Team, Second Team을 선발해 보았다. 몇 명 선수는 부상으로 뛰지 못해 선발에게 제외시켰다.

All-Rookie First Team

Pau Gasol - Memphis Grizzles
Joe Johnson - Boston Celtics
Jason Richardson - Golden State Warriors
Tony Parker - San Antonio Spurs
Jamaal Tinsley - Indiana Pacers

Pau Gasol, Memphis Grizzles

6경기, 29.5분 출장, 13.8득점(52.9%), 6.0리바운드, 2.0어시스트, 2.17블록슛(리그 11위)

사실 미래를 보고 Memphis Grizzles가 팀에 잔류하겠다던 Abdur-Rahim를 보내면서까지 무리하게 데려왔던 선수지만, 벌써부터 훌륭한 활약을 보이고 있다. Atlanta Hawks는 그의 신장(7-0)과 장신답지 않은 순발력, 백인으로서의 뛰어난 운동능력, 부드러운 슛터치를 보고 드래프트에서 그를 1라운드 3위로 지명한 바 있다. 감독 Sidney Lowe는 지난 6일 Phoenix Suns와의 경기에서 연습 중 경미한 부상을 입은 Stromile Swift 대신 Gasol을 주전으로 기용했고, 그는 27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계속적으로 주전으로 뛰고 있다. 자기 자리를 위협받은 Stromile Swift 역시 경쟁의식 때문에 이후 더욱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Pau Gasol이 센터, 파워포워드, 스몰포워드 모두를 소화해 내고 있기에 선수층이 엷어 6연패의 수렁에 빠진 Grizzles에게 힘이 될만한 재목이다. 경험부족으로 아직 턴오버가 많지만, 벌써부터 블록슛, 슈팅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Joe Johnson, Boston Celtics

6경기, 31.2분 출장, 12.7득점(56.1%), 4.0리바운드, 3.2어시스트, 0.17턴오버

새로운 JJ는 득점, 리바운드, 패스, 속공, 외곽슛, 수비, 모든 면에서 신인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영입으로 Paul Pierce, Antoine Walker의 부담이 줄면서 Celtics는 현재까지 4승 2패의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대학에서 내놓을만한 성과 없이 2학년을 마치고 NBA에 진출하였기에 프로에서 적응이 싶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에 뒤통수를 쳤다. 그 역시 Pau Gasol처럼 주전(Eric Williams)의 부상으로 주전으로 승격되었다. 그 때문에 Paul Pierce를 그가 선호하는 스몰포워드 포지션에 올리게 됨으로써 양 포지션에서 미스매치를 야기시킬 수 있게 했다. 벌써부터 40분 경기를 소화해내고 있을 정도로 감독 Jim O'Brien의 신임을 받고 있으며, 리그내 선수들로부터 주목받기 시작하고 있다. 재미난 기록은 6경기동안 187분을 뛰면서 단 1개의 턴오버를 범했다는 것. 신인 맞어?

Jason Richardson, Golden State Warriors

7경기, 22.3분 출장, 8.7득점, 2.7리바운드, 2.0어시스트, 50%의 3점슛(리그 11위)

프로로서의 가능성은 지난 여름 시드니올림픽에 출전한 드림팀을 상대로 20득점을 퍼부었을 때부터 인정받았다. 결국, 이번 드래프트에서 기대이상의 5위로 Golden State에 지명되었다. 득점력이 좋은 Antawn Jamison, 비슷한 포지션의 Larry Hughes랑 함께 뛰기에 출장시간 면에서는 다른 정상급 신인과 비교해 불리한 입장이다. 그러나 위 기록이 보여주듯이 출장시간 대비하여 괜찮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많이 던지지는 않지만 외곽슛은 프로에서도 통하고 있다. 현재 Warriors는 운동능력이 출중한 Richardson과 Hughes를 주전가드진으로 내놓는 변칙 기용을 쓰고 있으며, 어느 정도 먹히고 있지만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리그에 빨리 적응한 만큼, Richardson의 출장시간과 기록은 줄지 않을 것이다.

Tony Parker, San Antonio Spurs

7경기, 26.4분 출장, 12.6득점, 4.0어시스트, 2.9리바운드, 1.1스틸, 1.29턴오버, 44.8% 3점슛

아무도 19살의 프랑스 풋내기 Tony Parker가 이렇게 빨리 -그것도 실력으로- Antonio Daniels를 누르고 포인트가드 주전자리를 차지할지 몰랐다. 감독 Gregg Popovich는 투지와 이해력이 빠른 선수라며 Parker를 벌써부터 중용하고 있다. 주전으로 발탁된 이래, 계속 두자리 득점을 해내고 있어서 평균득점이 Antonio Daniels를 벌써 능가했다. 지난 8일 Charlotte Hornets와의 경기에서는 22득점, 5어시스트로 막판 역전승을 이끌어 냈다. 그의 좋은 경기조율능력과 훌륭한 외곽슛은 트윈타워와 결합하여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기량 면에서는 다른 톱클래스급 신인들에게 뒤지지만, 가장 적합한 장소에 가장 적합한 선수가 들어갔기에 환상적인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Jamaal Tinsley, Indiana Pacers

8경기, 26.1분 출장, 7.5득점, 7.6어시스트(리그 13위), 1.75스틸(리그 17위), 1.6리바운드

26위, 27위에 나란히 지명한 Tinsley와 Parker가 날아다닐 줄이야! 25개 팀들은 믿기지 않을 것이다. 사실상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최고의 포인트가드라는 평을 받았지만, 어린 선수들의 득세로 1라운드 말에 간신히 지명을 받았다. 게다가 Travis Best, Jalen Rose가 있는 Indiana Pacers로 바로 트레이드되었다. 그러나 프로는 실력으로 말하는 것이다. 프리시즌 동안 좋은 활약을 보이면서, 시즌 개막이래 줄곧 Pacers의 주전 포인트가드를 맡고 있다. 그의 영입으로 Travis Best를 양 가드진의 백업으로 놓으면서 노장의 Reggie Miller를 체력적으로 받쳐 줄 수 있는 가드 로테이션을 구축할 수 있게 되었다. 가드진이 안정됨으로써 Pacers는 현재 6승 2패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러나 Speedy Claxton같이 빠른 단신가드를 상대로는 약점을 보여주었다. 프로로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38.5%의 부진한 야투와 외곽슛을 반드시 개선되어야 될 것이다. 명포인트가드 출신의 Isiah Thomas가 감독으로, 백업으로 Best가 (사실상 여전히 중요한 순간에는 Thomas도 Best를 기용한다) 있는 것은 그의 전체적인 프로경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All-Rookie Second Team

Troy Murphy - Golden State Warriors
Andrei Kirilneko - Houston Rockets
Shane Battier - Memphis Grizzles
Richard Jefferson - New Jersey Nets
Speedy Claxton - Philadelphia 76ers

Troy Murphy - Golden State Warriors

7경기, 17분 출장, 7.7득점, 5.6리바운드, 1스틸, 50% 야투율, 85.7%의 자유투

출장시간에 비해 그의 리바운드는 리그내 톱클래스급이다. 원래 Golden State의 골밑은 Erick Dampier, Danny Fortson, Adonal Folye가 포진하고 있어 리그내 최강의 리바운드 팀이다. (이번 시즌 역시 현재 50.4리바운드로 1위) 거기서 단지 17분을 뛰며 5.6리바운드를 해낸다는 것은 대단한 것이다. 같이 들어온 Jason Richardson처럼 출장시간을 많이 얻지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신인인 만큼 기다려 볼 일이다. 대학당시부터 인정받은 득점력 역시 출장시간을 생각해 볼 때 전혀 NBA선수로서 뒤지지 않는다. 이적 거부 파동으로 Marc Jackson을 매장하고 있는 Warriors는 이번 시즌 이 선수를 키워볼 만하다.

Andrei Kirilneko, Utah Jazz

7경기, 21.6분 출장, 8.3득점, 5.1리바운드, 1.2블록

상당히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Utah주에서 펼쳐진 여름리그인 Rocky Mountain Revue에 참가해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었고 바로 발탁되었다. 이제는 Jerry Sloan의 신임을 받아, 개막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그동안 Karl Malone의 백업을 찾던 Jazz에게 보배 같은 선수이다. 일단 신장이 좋고, 리바운드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좋은 슛터치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두 번의 L.A. Lakers와의 경기에서 15점, 11점으로 O'Neal이 버티는 골밑을 상대로 주눅 들지 않은 자신감을 보여주었다. 터프한 NBA의 골밑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힘을 길러야 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배번인 47번을 따온 AK-47 소총처럼 매서운 맛을 발휘할 때이다.

Shane Battier, Memphis Grizzles

6경기, 36.2분 출장, 9.3득점, 4.2리바운드, 3.0어시스트, 1.5스틸, 31개의 3점슛 시도(8개 성공)

이번 신인중 가장 잘 준비된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고, 공수 양면에서 뒤떨어지는 Girzzles에서 경기 전반적으로 탄탄한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불안한 점은 확실한 포지션을 찾지 못해 갈팡질팡하고 있다. 한마디로 ‘Tweener’인 상태에 있다. Stromile Swift와 Pau Gasol이 기대이상으로 포워드자리에서 훌륭한 활약을 보이자, 상대적으로 밀리는 Battier는 조금씩 성적이 줄고 있는 중이다. Michael Dickerson이 부상으로 빠진 지난 9일 Lakers전에는 수비가 좋은 그로 Kobe Bryant를 막기 위해 투입했지만 바로 실패해 버렸다. 그러나 역시 기본기와 수비가 탄탄한 선수인 만큼 팀의 미래를 위해 그를 계속적으로 투입할 것이다.

Richard Jefferson, New Jersey Nets

6경기 출장, 22.3분 출장, 9.8득점, 4.3리바운드, 1.7어시스트,

득점의 Stephon Marbury 대신 안정의 Jason Kidd를 만난 것은 행운이다. 베스트5가 확실해 주전으로 뛰지 못하고 있지만, 식스맨으로 나와 경기 모든 면에서 도움을 주고 있다. New Jersey Nets가 5승 1패로 승승장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비록 경기는 패배했지만 지난 2일 경기에서 24분 동안 무려 17점을 몰아넣으면서 공격력 면에서는 절대 뒤지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기량이 출중한 만큼, 이번 시즌 벤치에서 조금씩 배워나간다면 2-3년후 무서운 스몰포워드가 될 것이다.

Speedy Claxton, Philadelphia 76ers

5경기, 40.8분 출장, 17.2득점, 4.6어시스트, 2리바운드, 1스틸

지난 시즌 지명되었지만 부상으로 시즌 전체를 날려버린 중고신인이다. 개막이래 Allen Iverson과 Aron Mckie, Eric Snow등이 부상으로 뛰지 못하자, Raja Bell과 함께 주전을 나왔다. 환상적인 스피드와 슈팅력으로 76ers의 6경기 중 3경기에서 20점 이상을 해내었다. 그러나 McKie, Iverson의 복귀한 지금, 그의 효용가치는 떨어지고 있다. 포인트가드로서의 능력도 부족함이 없지만 단신인 Iverson과 Claxton을 같이 돌린다는 것은 사실상 무리수이기 때문이다.

자료제공: 후추닷컴

http://www.hooc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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