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하이닉스 주식 15억주서 90억주로 유상증자

  • 입력 2001년 11월 12일 18시 47분


하이닉스 반도체는 12일 경기 이천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최대 4조3000억원의 출자전환과 1조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수 있도록 회사 정관을 바꿨다.

이번 정관 변경으로 하이닉스의 발행예정 주식 총수는 현재 15억주에서 90억주로 크게 늘어나고 전환사채 발행 때 전환가격을 액면가 미달로 발행할 수 있는 한도도 3조원에서 6조원으로 높아졌다.

채권단이 빚을 주식으로 출자전환할 때 주식가격은 내년 5월 이전까지 주가 변동을 감안해 이사회가 최종 결정한다. 현재 채권단이 참여할 출자전환 규모는 3조원 이상으로 알려지고 있어 하이닉스는 채권단이 공동 관리하는 체제로 소유구조가 바뀌게 된다.

유상증자는 주당 최저 708원 이상의 시장거래 가격에서 결정되며 주주에게 신주 배정 기회를 준 뒤 실권주가 나오면 제3자 배정방식으로 내년 1, 2월경 실시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주총은 현 경영진의 책임 문제 및 LG반도체와의 빅딜 실패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항의가 잇따라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50대의 한 소액주주는 “박종섭 사장만 믿고 투자했는데 지금 주가가 6월 해외주식예탁증서(GDR) 발행가(3100원)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며 “반도체 경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경영진이 염치가 있다면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또 전직 LG반도체 직원이라고 소개한 주주도 “소액주주들은 통곡하고 있는데 사장은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할 용의가 있느냐”고 따졌다.

과거 LG반도체에 투자했다는 60대 주주는 “LG반도체와의 합병 당시 4만원이던 주가가 1000원대로 떨어졌다니 믿어지지 않는다”며 “합병 자체가 잘못된 것 아니냐”고 분개했다.

이에 박 사장은 “경영진은 최근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소액주주들의충정 어린 지적을 회사를 책임지고 살리라는 뜻으로 알고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영해기자>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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