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물오른 새내기들 "코트가 좁다"

  • 입력 2001년 11월 9일 18시 42분


2001∼2002시즌 프로농구에 첫 선을 보인 신인은 모두 19명. 그러나 이들을 모두 유심히 지켜볼 필요는 없다. 딱 3명만 보면 되기 때문이다.

드래프트에서 나란히 1, 2, 3순위로 선택된 송영진(LG 세이커스)과 전형수(코리아텐더 푸르미) 김승현(동양 오리온스)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의 용틀임으로 9일 현재 지난 시즌 2위였던 LG는 3연승으로 1위를 달리고 있고 꼴찌와 8위였던 동양과 코리아텐더도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이미 코트가 비좁아 보이는 송영진은 역대 신인왕 중 최고의 공격력을 선보인 이규섭(삼성 썬더스)과 비교된다. 포지션(포워드)이 같고 키(1m98)마저 꼭 같기 때문. 개막 전에만 해도 전문가들은 “송영진을 어떻게 이규섭과 비교할 수 있느냐”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송영진은 LG 유니폼을 입은 뒤 중앙대 시절 은사인 김태환 감독을 만나며 ‘제2의 변신’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7일 열린 SK 나이츠전에서 ‘수비 달인’ 로데릭 하니발의 집중 견제와 골밑을 지킨 ‘골리앗’ 서장훈을 뚫고 30여분 동안 25점을 챙긴 것은 그가 더 이상 풋내기가 아니란 것을 눈으로 확인케 해줬다.

최근 3경기에서 평균 20.3점(3리바운드, 3.3어시스트). 이규섭이 지난 시즌 거둔 평균 12.7점에 비해 두 배 수준. 또 대학시절 골밑 위주 플레이에서 지금은 골밑과 외곽을 넘나들며 골밑 돌파와 외곽슛, 수비까지 고루 나무랄 데 없다는 평가다.

송영진은 “처음에는 상대선수가 보이지 않을 만큼 긴장됐지만 부담 갖지 않으려고 노력하니 경기 흐름을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8일 삼성 썬더스전에서 붕대 투혼으로 팀 승리를 이끈 김승현은 차세대 최고 포인트가드로 꼽히는 주희정(삼성)을 뺨친다는 평가. 김승현은 이날 2쿼터에서 아티머스 매클래리와 충돌해 오른쪽 눈주위를 다쳤으나 경기장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붕대를 감은 채 다시 코트에 나서 모래알 같던 팀을 똘똘 뭉치게 만들며 승리를 이끌었다. 1m78, 74㎏으로 주희정(1m81, 78㎏)보다 작지만 당찬 성격에 빠른 드리블과 패스로 경기당 평균 6.7개의 어시스트(11.3점, 3리바운드)를 성공시키며 팀 분위기를 확 바꿨다.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를 겸하고 있는 전형수는 슈팅이 정확해 경기당 평균 17점(3.3어시스트)을 챙기며 팀의 득점원으로 자리잡았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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