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블록슛 “아무나 하나요”

  • 입력 2001년 11월 6일 17시 27분


3년 연속 블록슛왕에 등극한 재키 존스(오른쪽)가 올 시즌에는 강력한 라이벌들의 도전을 받고 있다.
3년 연속 블록슛왕에 등극한 재키 존스(오른쪽)가 올 시즌에는 강력한 라이벌들의 도전을 받고 있다.
주인이 개점휴업에 들어가자 ‘객(客)’이 설치기 시작했다.

국내 프로농구에서 블록슛 부문은 SK 나이츠에서 활약하다 올시즌 KCC 이지스로 옷을 갈아입은 재키 존스(34)의 독무대였다. 존스는 국내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98∼99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3년 연속 블록슛 1위를 차지하며 최고의 ‘인간 파리채’로 철옹성을 구축했다.

슛을 시도하던 선수에게는 가장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팬들 입장에서는 공격에서의 덩크슛과 함께 농구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수비기술 중 하나가 바로 블록슛. 하지만 아무나 블록슛을 구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슈터의 손을 떠난 공이 상승곡선을 그리는 짧은 순간에 공을 쳐내야 하는 순발력과 점프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 블록슛에 능한 선수가 리바운드에서 큰 활약을 펼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존스가 3년 연속 블록슛왕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2m1의 큰 키에다 순발력 노련함 등을 두루 갖췄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블록슛이 더 이상 존스의 텃밭이 될 수는 없을 전망이다. 엄청난 탄력과 폭발력을 지닌 새내기 용병들이 대거 등장했기 때문. 지난 시즌 경기도중 선수를 폭행한 죄로 개막전부터 3경기 출장정지 당한 존스가 휴업 중인 상황에서 단 두 경기만에 존스의 아성을 위협할 경쟁자로 떠오른 선수는 안드레 페리(1m97·삼보 엑써스)와 마르커스 힉스(1m96.5·동양 오리온스).

올 트라이아웃에서 2순위로 삼보에 입단한 페리는 4일 삼성 썬더스전에서 모두 5개의 블록슛을 선보이며 팀 승리의 숨은 공신으로 활약하는 등 최근 두 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4.5개의 블록슛을 기록했다. 존스가 지난 시즌 기록했던 경기당 2.8개에 비해 무려 1.6개나 많은 숫자.

또 1순위 용병인 힉스도 1차전 SK 빅스전에서 블록슛 5개를 기록한데 이어 KCC전에서도 3개로 경기당 평균 4개를 잡아내는 수비력을 과시했다.

관록의 존스와 국내무대가 낯설지만 스피드와 탄력에서 압도하는 페리, 힉스의 가세로 올시즌 블록슛 부문의 경쟁이 어느 해보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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