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평]선발투수에 달렸다

  • 입력 2001년 10월 27일 19시 36분


삼성 선발 임창용은 오랜만에 선발투수의 역할을 해냈다.
삼성 선발 임창용은 오랜만에 선발투수의 역할을 해냈다.
한국시리즈 5차전은 선발 투수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보여준 한판이었다.

삼성은 4차전까지 5이닝을 버틴 선발투수가 단 한명도 없었다.

불펜진의 양과 질에서 절대적인 열세인 삼성이 1승3패로 밀린 이유다.

그러나 5차전은 달랐다. 임창용이 6이닝을 책임져 줘 김응룡감독의 투수운용에 숨통을 틔워준 것.

마무리 투수를 제외하면 제아무리 뛰어난 구위를 가진 불펜투수라도 선발보단 못하다. 상대 타선에게 공략당할 가능성은 그만큼 높다.

많은 야구팬들이 한국시리즈 3,4차전을 통해 이를 확인했다.

세계최고의 야구선수들이 모여 있다는 미국 메이저리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거의 모든 경기를 완투하며 3승을 합작한 랜디 존슨과 커트 실링의 활약이었다. 반면 애틀랜타는 애리조나의 ‘원투 펀치’ 못지않은 특급 투수 그레그 매덕스와 톰 글래빈이 일찌감치 강판당하고 불펜이 일찍가동된 4,5차전을 모두 내줘 결국 월드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선발 투수가 왜 많은 이닝을 버텨줘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런면에서 이날 임창용의 활약은 삼성승리에 절대적이었다. 남은 시리즈의 결과도 선발투수의 활약여부에 따라 결정날 공산이 크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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